최근 5년간 8개 지방대학이 수도권으로 이전을 승인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교육부의 대학 구조조정에 앞서 수도권으로 캠퍼스를 옮겨 학생 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점유하겠다는 계산인 것으로 분석된다.

대학교육연구소(소장 박거용 상명대 교수)는 교육부와 경기도, 인천시, 세종시에 ‘대학 위치변경 승인 인가 결과’와 ‘대학 유치 양해각서(협약) 체결 현황’을 정보공개 청구한 결과, 2010년부터 올해 3월까지 총 20개 대학이 다른 지역으로 대학 캠퍼스를 확장, 이전을 추진 중이거나 완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이전을 추진 중이거나 완료한 대학이 8개교로 가장 많았으며, 서울에 본교를 두고 있으면서 경기나 인천, 세종으로 캠퍼스를 확장, 이전을 추진했거나 추진 중인 대학이 5개교였다.

충남의 청운대가 2013년 인천으로 캠퍼스를 옮겼으며 강원의 경동대와 전북의 예원예술대가 2014년 경기 양주시에 각각 새 둥지를 틀었다. 충남의 중부대도 올 초 경기 고양시에 캠퍼스를 마련했다. 2011년부터 간호학과 등 보건의료 분야 이전을 추진했던 대전의 을지대도 올해 교육부로부터 이전계획을 승인받고 오는 2018년 개교를 목표로 경기 의정부에 캠퍼스와 부속병원을 연내 착공할 계획이다.

이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수도권 난개발 방지 정책을 학생모집에 유리한 ‘수도권 대학 입성’의 기회로 삼아 대학 구조조정을 피해가려는 지방대학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2006년 ‘주한미군 공여구역 주변지역 등 지원 특별법’(미군공여구역법) 제정으로 ‘수도권정비계획법’ 규제에도 불구하고, 경기 지역의 주한미군기지 반환 공여구역 및 그 주변 지역에 학교 이전 증설 특례가 적용됐다.

박 소장은 “우리나라는 전체 인구의 50%가 수도권에 살고 있을 정도로 수도권 집중화가 심하다”며 “하지만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대학 정책을 수립하지 않고 지방 소규모 대학에 불리한 구조조정이 계속 추진되면 학생 충원율을 높이려는 지방대학들의 수도권 이전 추진은 더욱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선종 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