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여러 국가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무엇보다 대학의 연구기능을 중시하고 있다. 네덜란드 연구 중심대학 대부분이 각종 세계대학 평가에서 매년 상위권에 자리매김하는 등 실제로 연구가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영국의 경우 대학의 자율성이 높고 교육 정책 권한이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정부에 각각 있어 중앙정부 주체의 대학 구조개혁이 이뤄지기 어렵다. 그런데도 고등교육 연구 평가에서만큼은 지난 1980년부터 중앙정부 산하 기관을 통해 연구평가제(RAE)를 운영하고 있다. 높은 평가를 받은 곳은 영국 연구협의회(UKRC)를 통해 연구 성과의 사회적 영향력을 고려해 연구를 진행하도록 한다.

대학구조개혁에 앞서 교육부가 대학의 연구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는 지표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학령인구 감소 위기를 겪은 일본의 경우, 지난 1984년 임시교육심의회에서 대학 개혁을 추진해 왔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정부의 의지가 약해 교수단체나 사립대 재단의 강력한 반발을 이겨내지 못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마련했던 대학평가 지표는 참고할 만하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에 따르면 일본의 고등교육평가기구가 만든 대학평가 지표는 크게 연구활동, 사회공헌활동, 교육 국제화 3가지로 나뉜다. 연구활동은 다시 △연구실시체제 △연구 활동 시책 △연구 질 향상을 위한 방안 △연구 활발성 △연구실적 △사회·경제·문화 발전을 위한 연구 성과 등 자세한 지표로 나뉜다.

대학 평가 지표에서 연구역량이 상당히 중요시되는 것이다. 또 교육역량 역시 단순히 학사관리나 전임교원 확보율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국제화 활동이나 사회 공헌도를 함께 평가해 대학 교육이 종합적인 시각을 갖출 수 있도록 하고 있다.

2012년부터 진행되고 있는 국립대학 강화 정책 역시 교육성과와 연구 수준, 산학 연계 지표를 토대로 각 대학의 사회적 역할을 정립해 발전을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