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6∼28일 방한하는 마틴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이 25일 한·미·일 3국 간 미사일방어(MD)체계 구축에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밝힌 가운데 정부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미국 주도의 MD 편입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긋고 나섰다.

먼저 정부는 미국이 1980년대부터 본격 추진해온 MD의 경우 해상전구방역방어체계(NTWD)와 공중방어체계, 무인항공기 요격체계, 중층공중방어체계(MEADS) 등 저·중·고층 및 지상·해상·공중·우주에 이르는 광범위한 체계로, 사드는 ‘지상 고고도’에 해당하는 일부에 해당할 뿐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 정부는 사드가 한반도의 주한미군 기지에 배치된다고 하더라도 미군이 운용권을 쥐고 있다면 한국이 MD에 가입하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통상적인 MD 가입이라고 한다면 미국이 사드 등 MD가 배치된 해당국과 운용에 관한 협약이나 규약을 맺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에 MD 편입 기준은 한·미 간 공동운용 방안을 구체적으로 규정한 ‘양해각서(MOU)’ 체결 여부인 셈이다.

외교 소식통은 이날 “MD 편입이냐 아니냐를 보는 기준은 다소 모호하지만, 공동운용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일본은 MD에 편입됐다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뎀프시 의장의 이날 발언은 다소 뉘앙스가 다르다는 점이다. “한국과 일본은 각각 자신들의 입장에서 MD를 획득하는 데 부분적인 진전을 보고 있다”는 그의 발언은 한국이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통해 부분적으로나마 MD에 가입하는 효과가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뎀프시 의장이 한·미·일 3국 간에 진전시키고 있다는 ‘상호운용성’에 대해서도 한·미 간에 다소 개념 차이가 느껴진다.

미국은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와의 상호운용성뿐 아니라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통한 상호운용성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반면, 한국은 그동안 전자에 더 강조점을 둬 왔기 때문이다. 통상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다층적 방어망 구성과 3국 MD체계 간 상호운용성 강화가 MD 편입의 핵심으로 간주돼 왔다는 점에서 한국의 입장은 다소 모호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가 이 같은 입장을 유지하는 이유는 사드에 이어 MD 편입 논란으로 확산될 경우 중국의 반발이 더 거세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보영 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