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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과 비정규직·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격차, 경직적인 임금 및 근로시간 체계 등 노동시장의 낡은 관행을 방치한 결과 청년실업이라는 재앙이 현실화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논의 중인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가 미래세대를 위해 당초 예정대로 이달 말까지 대타협을 이뤄내야 하며 이를 위해 노동계와 재계, 정부가 통 큰 결단을 해야 한다는 사회적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24일 한국고용정보원의 대졸자 직업이동경로 조사에 따르면 2012년에 대학을 졸업한 근로자가 받는 월평균 초임은 190만1000원이었다. 10명 중 6.7명은 정규직으로 월평균 206만2000원을 받지만, 10명 중 3.3명은 비정규직으로 일하며 월평균 110만∼126만 원 정도에 불과했다.

이런 현실은 청년들을 자발적인 실업의 길로 들어서게 한다. 지난 2월 서울 소재 4년제 대학 어문학과를 졸업한 A(여·24) 씨는 지난해 하반기 60개 가까운 대기업 공채에서 줄줄이 낙방했지만, 중소기업으로 눈을 돌리지 않았다. 그는 “주위에서 눈높이를 낮추라는 권유도 하지만 초임 200만 원도 주지 않는 중소기업에 입사하면 2500만 원에 달하는 학자금 대출만 갚는 데도 몇 년이 걸린다”며 “나중에 처우 좋은 대기업으로 이직하는 것은 대기업 입사보다 더 어렵다는 선배들 이야기를 듣고, 1년 더 취업에 투자해 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기업·중소기업, 정규직·비정규직과 같은 이중구조로 인한 노동시장 격차를 보여주는 통계는 또 있다. 2014년 근로자 300인 이상의 대기업은 월평균 임금이 359만 원인 데 반해 중소기업은 204만 원에 불과했다. 중소기업 임금이 대기업 임금의 56.7% 수준으로, 10년 전인 2004년(59.8%)보다 악화됐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도 크다. 중소기업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대비 임금 수준은 68.4%이고, 대기업에서는 66.1% 수준이다. 2004년에는 중소기업이 78.1%, 대기업은 73.8%였다. 10년 만에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가 중소기업은 9.7%포인트, 대기업은 7.7%포인트 더 낮아진 것이다.

문제는 한국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들어선 만큼 전체 일자리의 8%에 불과한 양질의 일자리(대기업-정규직-유노조)는 앞으로 늘지 않을 전망이라는 점이다.

미생 세대로 불리는 청년들도 방법론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노동시장 구조개혁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대한민국청년대학생연합은 지난 2월부터 “형님! 삼촌! 좋은 일자리 독점 말고 나눠 달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달 들어서는 “노동조합이 양질의 대기업 일자리를 틀어쥐고, 기득권을 유지하며 임금체계 개편 등을 막고 있다”며 민노총 앞에서 시위도 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