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의 공무원연금 개혁 방향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모수개혁을 기본으로 하면서 소득재분배 기능 도입, 기존 퇴직자 및 2009년 연금개혁 당시 재직 공무원들의 고통 분담을 핵심으로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 안보다 재정절감 효과가 더 크고, 공무원 단체의 동의도 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야당 측 설명이지만 구체적인 내용 공개는 계속 미루고 있어 새누리당으로부터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국민대타협기구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강기정 새정치연합 정책위의장은 24일 “우리가 마련한 안은 중하위 수급자는 현행 수준을 유지하고, 고액 수급자는 연금 지급액을 삭감하는 것”이라며 “소득대체율 평균은 낮아지는데, 직급에 따라 (감소 폭은) 다르다”고 말했다. 공무원들이 부담하는 기여율은 현행 7%에서 10% 수준으로 인상하는 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무원들이 부담하는 금액은 높이면서, 소득재분배 기능 도입을 통해 지급률은 낮춰 재정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2009년 실시된 공무원연금 개혁의 문제점을 수정해 추가적으로 재정을 절감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2009년 개혁은 신규공무원에 대해서만 연금지급개시연령을 65세로 연장하고 유족연금을 70%에서 60%로 인하하는 등 재직공무원의 기득권을 보호하는 데 치중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2009년 개혁으로 기존 수급자, 재직 공무원과 신규 공무원 간의 형평성 문제가 적지 않다”며 “이 같은 불합리한 점을 개선하면 재정부담도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새정치연합은 이와 함께 연금상한제도 도입하기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강 의장은 “새누리당 안은 연금 보전액을 줄이는 대신, 퇴직금 지원이 늘어 재정 총량 기준으로 절감효과가 없고, 공적연금 기능을 약화시킨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야당은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수권하겠다는 야당에서 당당하게 자기 안을 내놓지 않고 비겁하게 행동하는 게 옳은 일이냐”고 비판했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