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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리그선 ‘한발’ 특화 많아
‘오른발잡이’ 호날두 연습통해
왼발·머리까지 자유자재 활용

“한국 선수들이 양발을 능숙하게 사용해서 놀랐다.”

거스 히딩크 전 축구 대표팀 감독이 2002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부임했을 때 국내 선수들을 관찰하고 가장 먼저 한 말이다. 국내 축구 지도자들은 상황별로 발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 양발 기술 습득을 강조한다. 그러나 유럽이나 남미는 좀 다르다. 양발 사용의 중요성을 알지만, 자신이 잘 다루는 발을 특화하는 것도 장려한다. ‘멀티 플레이어’ 능력이 요구되는 현대축구에서는 양발 사용이 좀 더 중시되는 경향이 있다. 대한축구협회 유소년 전임지도를 맡고 있는 최영준 기술위원은 “한국 축구에서 양발 사용은 기술의 다양성을 기르기 위한 방편이었다”며 “어느 것이 더 좋은가라기보다는 서로 장·단점을 어떻게 살리느냐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양발을 사용하는 대표적인 공격수는 ‘대표팀의 에이스’ 손흥민(레버쿠젠·사진)이다. 그는 원래 오른발잡이지만 꾸준한 훈련으로 양발잡이로 변신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16골 가운데 오른발로 10골, 왼발로 6골을 넣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기성용(스완지시티)도 양발을 쓴다. 지난 5일 토트넘전에서 그가 코리안 리거 한 시즌 최다인 6호골을 넣자 주요 외신들은 그가 양발을 쓸 수 있는 선수라는 점에 주목하기도 했다.

해외 선수 중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가 대표적인 양발잡이. 그 역시 원래는 오른발잡이지만 부단한 연습으로 왼발과 머리까지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2013∼2014 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 모두 17골로 한 시즌 최다골 기록을 깼을 당시 호날두는 오른발 10골, 왼발 5골, 헤딩 2골을 넣어 ‘부위’를 가리지 않았다.

하지만 유럽 빅리그에는 한쪽 발에 특화된 선수들이 훨씬 눈에 띈다. 2002 한일월드컵 때 브라질 대표팀 멤버였던 미드필더 히바우두는 대표적인 ‘왼발의 달인’이다. 오른발은 거의 무용지물 수준이지만 왼발에 관한 한 지금도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통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의 데이비드 베컴은 오른발의 황제다. 그는 오른발을 이용한 무회전 프리킥으로 수많은 골을 성공하며 ‘프리킥의 마술사’란 별명을 얻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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