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대통령’ 허재 왼손잡이… 김선형·헤인즈 두 손 능해

프로농구는 오른손잡이가 절대다수다. 한국농구연맹(KBL)에 따르면 올 시즌 10개 구단의 등록선수 180명 가운데 왼손잡이는 16명, 8.9%에 그친다.

선수들 대부분이 오른손잡이이기에 왼손잡이가 유리하다. 왼손잡이는 자신의 왼쪽, 오른손잡이는 오른쪽으로 드리블하는 게 자연스럽다. 오른손잡이가 많기에 수비하는 입장에서 보자면 상대 선수가 자신의 왼쪽으로 드리블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왼손잡이는 수비자의 오른쪽으로 파고들고 이에 따라 수비자는 순간적으로 혼란을 겪는다. 또 오른손 슛을 블록하는 데 익숙해져 있기에 왼손 슛이 오면 블록의 각도가 어긋나기도 한다.

왼손잡이는 수에 비해 뛰어난 ‘인물’이 많다. 올 시즌 3점슛 최다(게임당 평균 1.8개)와 3점슛 성공률 1위(50%)인 허일영(오리온스), 2012∼2013 시즌 3점슛 최다(2.1개) 1위인 김영환(LG)이 왼손잡이다. ‘농구 대통령’으로 추앙받는 허재 전 KCC 감독과 사상 처음으로 신인상·최우수선수(MVP)를 동시 석권(2001∼2002 시즌)했던 김승현(은퇴)이 왼손으로 코트를 휘저었다.

양손을 자유자재로 쓴다면 금상첨화다. 오른쪽, 왼쪽 방향을 가리지 않고 드리블을 하고 레이업을 시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손을 모두 쓸 수 있다면 어느 각도에서든지 돌파와 슛이 가능하다. 주로 왼손잡이가 양손을 모두 잘 쓴다.

오른손잡이 중에선 김선형과 주희정(이상 SK), 문태영(모비스) 등이 양손을 모두 활용한다. 김선형은 2012∼2013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모비스의 ‘덫’에 걸린 뒤 양손잡이가 됐다. 당시 모비스는 김선형의 왼쪽 돌파가 약한 점에 착안, 왼쪽 수비는 내주고 오른쪽을 집중마크하면서 김선형을 봉쇄해 챔프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김선형은 “그 뒤 왼쪽 돌파와 레이업 훈련을 꾸준히 해 좌우 모두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준호 기자 jh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