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안풀리네…’ 김대환(왼쪽 두 번째)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노동시장구조개선특별위원회 제13차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상시·지속 업무 정규직 고용
재계 반대불구 勞 요구 수용
노조에 차별시정신청권 허용
사내도급 활용도 최소화 요구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노사정위)가 비정규직 등 핵심 쟁점에 대해 3월 말까지 타결키로 한 가운데 노사정위 전문가그룹(공익위원)이 노동계 요구만을 대폭 수용하는 견해를 취해 재계의 우려와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노사정위 전문가그룹은 이견이 큰 노사 간 입장 차이를 좁히고 객관적인 위치에서 공평한 노사정책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설치된 기구다.

16일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등에 따르면 재계는 지난 12일 열렸던 노사정위 제13차 노동시장구조개선특별위원회 워크숍에서 제시된 전문가그룹의 의견이 노동계 요구를 대폭 수용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경영자 측이 가장 심하게 반발하고 있는 대목은 기간제 근로와 관련, 상시·지속 업무에 대한 정규직 전환과 사내도급 문제다. 노동계는 기간제 근로와 관련해 상시·지속적인 업무에 대해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기간제 사용 사유 제한과 법에 의한 엄격한 전환 관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경영계 측은 정규직 전환 기준으로 상시·지속성 요건을 반대하고 있다. 전문가그룹은 노동계 손을 들어줬다.

전문가그룹은 “상시·지속 업무에 대해서는 정규직 고용을 원칙으로 하되 정규직 전환을 유인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노동계 요구를 수용했다. 특히 2년 사용기간 제한의 법적 요건은 유지하되, 부작용 방지를 위해 퇴직급여나 적정 수준의 이직수당 등 별도의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차별시정에 대해서도 전문가그룹은 노동계 편에 섰다. 근로자가 차별을 받았다고 느꼈을 때 근로자 소속 노조와 그 상급단체에까지 차별시정신청권을 허용해 달라는 노동계 요구를 수용해 노조의 차별시정신청 대리권을 허용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사내도급과 관련해서는 재계의 반발이 크다. 전문가그룹은 사내도급 활용 유인을 억제해야 한다며 사내도급은 청소와 용역, 시설관리 등 최소 필요 업무 등 최소한에 국한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현대자동차 등 제조업 직접 생산공정 업무에는 근로자 파견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 비용 부담을 감당할 수 없다”며 “오히려 노동계 요구안보다 더 강도 높은 방안을 제시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공공부문 조달 계약 시 노무비를 현행 8000원 수준인 시중 노임단가를 적용하자는 부분에서도 전문가그룹은 노동계의 요구를 수용했다. 경영자 측은 최저임금 외에 임금 문제는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전문가그룹은 “시중 노임단가 적용제도의 합리성 제고와 이행 강화를 위해 업종·업무별 시중 노임단가 세분화 개선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재계 관계자는 “노사정위가 3월 타결만을 위해 파업 등 골치 아픈 노동계보다 상대적으로 상대하기 쉬운 경영계에 더 많은 양보를 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여당의 최저임금 인상 요구와 함께 기업 경영환경 악화를 유발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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