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달 말 서울 구로구 구로3동 구로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열린 ‘찾아가는 치매검진’ 행사에서 어르신들이 상담 및 검사를 받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구로구 제공

서울시내 구청들이 치매 조기검진 등 어르신의 정신건강을 꼼꼼히 챙겨주기 시작해 ‘늙어서 서럽다’는 말이 무색해지고 있다.

구로구는 ‘치매선별검진 프로그램’을 4월 1일까지 운영한다고 9일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지역 내 60세 이상 어르신 7만40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지난 4일 이미 오류1동부터 순회검진에 들어간 상태다.

구 치매지원센터와 정신건강증진센터가 검사를 담당하는 이 프로그램은 특히 연령·학력 등에 따라 세분화된 체크리스트와 상담을 통해 실효성 제고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구는 특히 치매 판정 대상자에게 최대 11만 원의 치매 검사비, 최대 36만 원의 진료비 및 약제비, 기저귀, 슬리퍼 등 조호(助護)물품 등도 지원한다.

서초와 종로구 등은 치매 통합관리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첫 단계로 ‘기억력 검사’를 실시한다. 서초구는 오는 5월 1일까지 어르신을 대상으로 무료 기억력 검사를 실시해 지속적인 관리여부를 판정한다. 종로구는 오는 8월까지 ‘찾아가는 기억충전소’를 운영한다. 특히 이 프로그램은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치매가 의심될 경우 정밀검진과 치료비 지원 등 지속적인 치매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구는 서울대학교 병원과 위·수탁 협약을 맺은 후 지난 2009년 11월 개소한 구 치매지원센터를 활용해 치매예방과 조기발견, 치료, 재활 등 ‘치매통합관리’서비스를 제공해오고 있다.

관악구는 치매예방등록관리 사업인 ‘기억 르네상스’ 사업을 통해 치매고위험 진단을 받은 어르신을 대상으로 기억력 향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매년 3월부터 치매인식·구구단 학습, 게임·시장놀이 주사위 게임, 퍼즐 맞추기 등의 주제로 연 12회씩 진행된다. 특히 이 프로그램은 지역 내 민간단체의 재능기부로 진행해 치매를 민관 협력으로 사회적 차원에서 함께 해결하려는 바람직한 사례로 꼽히고 있다.

구청들의 이러한 치매검진 및 관리 붐과 관련해 바른사회시민회의의 박주희 사회실장은 “보여주기식이 아닌, 종합병원에서 하는 것처럼 제대로 해야 실효성이 있을 것”이라며 “전문가들과 (치매검진 프로그램이) 잘 되고 있는지 수시로 중간점검해 보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윤림 기자 best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