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MB)정부와 박근혜정부의 고졸 취업 활성화 정책으로 2009년 이후 고졸 취업률은 2배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양적인 성과가 장기적인 고졸 취업 문화 확산으로 굳어지려면 고졸 취업의 근로조건 향상과 사회적인 인식 개선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고졸 취업 활성화 정책은 MB정부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공공부문, 대기업 등에서 고졸 적합 일자리를 발굴하고, 100% 취업학교인 마이스터고를 육성했다. 대학에 선 취업, 후 진학 학생을 취한 계약학과를 개설하고 사내대학을 육성하는 정책을 폈다. 고졸 취업에 대한 인식이 차츰 개선되면서 고졸 취업률은 늘고, 대학진학률은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박근혜정부 역시 전 정부의 정책 기조를 이어받아 고졸 취업자 늘리기에 힘을 쏟았다. 공공기관 중심의 고졸 적합직무를 발굴하는 한편, 능력 중심의 채용 문화 확산을 들고 나왔다. 독일·스위스식 직업교육 체계를 벤치마킹한 ‘일·학습병행제’는 대학 학벌 위주에서 능력 중심으로 고용 시장을 전환하기 위한 박근혜정부의 대표 정책이다. 현재까지 기계, 재료, 화학, 정보기술 등 7개 분야 2081개 기업이 선정돼 중도 탈락한 약 130개 기업을 제외한 1956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 기업의 학습근로자 채용계획은 1만614명에 달하고 이 중 50% 정도가 고졸 취업자다. 고졸 취업이 양적인 측면에서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양적인 측면에서 상당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대졸과의 임금 격차, 양질의 일자리 부족, 병역 의무 이행에 따른 채용 기피 및 경력 단절 등은 여전히 고졸 채용 문화 확산의 장벽으로 남아 있다. 격차가 좁혀지지 않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고졸 취업자의 대부분이 중소기업에 취업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일·학습병행제에 참여하는 기업의 95%는 중소기업에 해당한다.

허영준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은 “고졸이라서 처우가 열악한 것이 아니라 고졸이 취업하는 중소기업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에 대졸자와 고졸자의 격차가 좁혀지지 않는 것”이라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불균형을 완화하는 정책을 펴야 중소기업의 처우가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