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장사진 대학진학을 포기한 고졸 취업자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9월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4 고졸성공 취업 대박람회에 많은 고등학생이 참석해 성황을 이루고 있다. 문화일보 자료사진

인문계 상용직 41.4% 비해 전문대졸이상 74.5% 달해

369개 기업 임금 조사결과 대졸보다 평균74만원 적어

대학진학을 포기한 고졸 취업자가 늘고 있지만 양질의 고졸 일자리가 공급되지 않으면서 고졸 채용 문화가 장기적으로 정착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고졸 취업자의 일자리를 분석한 결과, 상용근로자로 취업하고 있는 비중은 49.5%에 불과했다. 전문대졸 이상 청년이 상용근로자로 취업하고 있는 비중이 74.5%인 데 비춰보면 고졸 취업자가 대졸 취업자보다 상대적으로 고용이 불안정한 상태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인문·예체능계 고교를 졸업한 청년 취업자가 상용직 근로자로 취직한 경우는 41.4%에 불과했다. 60%에 가까운 숫자가 임시·일용직이라는 얘기다. 대학 진학 대신 취업을 목적으로 하는 특성화고 졸업 청년의 경우 상용근로자 비중은 55.3%로 절반을 넘겼지만 대졸 등 고학력 졸업자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고용이 불안정한 상태다.

임금 수준에서도 대학 졸업자와의 격차는 여전하다. 고졸 임금(100) 대비 대졸 임금 변화를 살펴보면, 2003년 156이었던 대졸 임금은 2007년 177까지 격차가 벌어졌다. 2010년 167에서 2011년 164로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지만 격차는 여전하다. 지난해 한국경영자총협회가 369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대졸 신입사원과 고졸 사무직 간의 임금격차는 월 74만2000원에 달한다. 이는 연봉으로 환산했을 때 890만4000원 정도다. 고졸 취업을 늘리기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지난해부터 시행되고 있는 일·학습병행제 학습근로자의 경우에도 월평균 임금은 163만 원에 머문다. 일반근로자의 임금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고졸 취업자의 일자리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근로조건을 보이는 것은 전문성 부족이 원인의 하나로 분석된다. 6일 한국고용정보원이 내놓은 ‘(대학)비진학 고졸 청년층의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고졸 청년이 일자리와 자신의 최종학교 전공이 ‘불일치’한다고 답한 비중이 75%에 달한다. 인문·예체능계고 졸업자의 59.0%는 ‘매우 불일치’한다고 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고졸 청년층에 맞는 일자리를 더욱 발굴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를 완화하는 등 정책이 수반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진희 한국고용정보원 고용정보분석센터장은 “고졸 취업자가 주로 취업하고 있는 중소규모 사업체의 작업여건을 개선하고, 직업적응 실태를 파악해 맞춤형 직장적응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예산과 인력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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