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중요금융센터로 떠오를
10대 도시에도 이름 못 올려

정부는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동북아 금융 허브를 조성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세계 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업계가 국내 영업에만 매달린 사이 국제 금융센터 지수는 하락했고, 중요 금융센터 전망 10개 도시에는 그야말로 명함조차 못 내미는 수준에 그쳤다.

2일 미국 경제연구기관인 밀켄 연구소의 ‘세계 경제 및 금융시스템에서의 주요 20개국(G20)’에 따르면 우리나라를 포함한 G20이 전 세계 금융시장(은행+주식+채권) 자본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0.4%에 달했다. 하지만 한국이 세계 금융시장 자본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에 불과했다. 금융분야가 앞서있는 미국의 경우 금융시장 자본총액이 세계 금융시장의 24.1%였다. 전 세계 금융시장의 4분의 1을 미국이 장악하고 있는 셈이다. 세계 금융시장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14.6%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고, 중국 비중은 7.0%였다.

금융 허브로의 발전도 외국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수준이다. 런던시와 카타르 금융센터 등이 조사한 ‘세계 금융센터 지수’를 보면 서울의 금융센터 지수는 지난해 9월 현재 715점으로 6개월 전(718점)보다 3점 떨어졌고, 순위도 7위에서 8위로 한 단계 하락했다. 서울의 세계 83개 금융센터 지수가 전 세계 8위, 아시아·태평양 지역 4위였지만 발전 가능성은 높게 평가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향후 2∼3년 내 세계에서 중요한 금융센터가 될 10개 도시를 선정한 결과를 보면 아·태 지역 도시가 5개나 꼽혔지만 아·태 지역 4위인 서울은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카사블랑카가 1위에 선정됐고 상하이(上海), 싱가포르, 홍콩이 2∼4위를 차지했다. 이들 외에 다롄(大連)과 베이징(北京) 등이 6위와 7위에 이름을 올리는 등 중국 도시들이 강세를 보였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