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세 수입 가운데 기업이 내는 법인세는 전년대비 1조2000억 원 덜 걷힌 반면 봉급생활자가 내는 근로소득세는 3조4000억 원이 더 걷힌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선 ‘유리지갑’인 월급쟁이의 세금만 늘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지만, 정부는 “경기가 회복세를 타면 경기변동에 민감한 법인세수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10일 기획재정부의 ‘2014회계연도 세입·세출 마감 결과’를 보면, 지난해 법인세 징수액은 42조7000억 원으로 2013년 43조9000억 원보다 1조2000억 원(2.7%) 줄었다. 이는 당초 예산안 46조 원과 비교해도 3조3000억 원(7.2%) 적은 것이다. 반면, 근로소득세 징수액은 25조4000억 원으로 2013년 22조 원에 비해 3조4000억 원(15.5%) 더 걷혔다. 예산으로 잡혔던 24조9000억 원보다 5000억 원(2.0%) 늘었다.

기재부는 2013년과 2014년 사이 법인세율 변화가 없었는데도 법인세수가 줄어든 것은 경기 부진과 경영실적 악화에 따라 기업들 이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12월 결산 법인들의 세전 이익은 2012년 귀속분이 57조2000억 원이었는데 2013년 귀속분은 51조4000억 원으로 10.2% 줄었다.

그러나 근로소득세수 증가는 임금 상승과 취업자 증가 등 자연적 요인과 함께 2013년 개정된 세법개정안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상용근로자수는 2013년 1171만3000명에서 지난해 1215만6000명으로 3.8% 늘었고, 월평균 임금도 309만5000원에서 316만5000원으로 2.3% 올랐다. 여기에 소득공제가 세액공제로 바뀌고 최고세율(38%)을 적용받는 소득기준이 3억 원에서 1억5000만 원까지 확대되면서 근로소득세가 1조 원가량 더 걷혔다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올해부터는 대기업에 대한 비과세 감면이 줄어들고 정부의 경제활성화 대책으로 법인세수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