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리스크 등 회피 안전한 과제 위주로 투자”

중소기업 연구·개발(R&D) 지원 사업의 개발 성공률은 96%를 넘고 있지만 사업화율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R&D가 사업성보다는 성공확률 높은 안전한 과제 중심으로만 흐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6일 ‘핀란드 사례를 통한 중소기업 R&D 지원시스템 비교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중소기업 R&D사업의 혁신성을 높이려면, 핀란드와 같이 성실실패를 용인하는 지원방식을 도입하고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우리나라의 중소기업 R&D 지원과제의 기술 개발성공률은 96%인 데 반해, 사업화율은 47.2%로 절반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와 같이 사업화율이 낮은 이유에 대해 한경연은 혁신적이고 파급력이 크지만 리스크(위험)가 있는 과제에 투자하기보다 안전하고 쉬운 과제 위주로 지원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한경연은 혁신적인 중소기업을 많이 배출하고 있는 핀란드의 사례를 참고해 대출 형태의 지원으로 옵션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보조금 또는 대출 형태로 R&D 사업을 지원하는 핀란드의 경우, 성실하게 연구를 수행했지만 대출금 상환이 어려운 기업에는 대출기한을 최장 20년까지 연장하거나 상환을 면제해 주는 등 ‘성실 실패’를 폭넓게 용인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도 사업화 가능성이 높은 R&D 사업의 경우 저금리 대출로 지원하고, 불확실성이 높은 도전적·혁신적 사업은 현재 지원방식을 유지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R&D 지원 사업에 따른 사회경제적 영향도 제고돼야 할 점으로 지적됐다. 핀란드에서는 1만4000유로(약 1723만 원)를 지원했을 때 정규직 일자리가 1개 늘어나고, 1유로(약 1231원)당 평균 21유로(약 2만6000원)의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반면 한국의 경우 중소기업 R&D 사업에 1억 원을 지원했을 때 고작 0.67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