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정부의 남북 당국 간 회담 제의에 10일째 ‘묵묵부답’이다. 반면 남측 민간단체의 대북전단(삐라) 살포에는 또다시 “남한 당국이 묵인·조장했다”고 즉각 반발하면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대북전단 문제를 주요 현안으로 제기하는 동시에, 남북대화에서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려는 전략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7일 ‘대결인가 관계 개선인가 입장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남조선 당국이 삐라 살포 망동을 또다시 묵인·조장함으로써 그들과 한 짝이라는 것을 그대로 드러냈다”고 비난했다. 한 탈북자단체가 지난 5일 새해 들어 처음으로 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대북전단 60만여 장을 날려 보낸 것을 겨냥한 것이다.

북한은 그러나 지난해 12월 29일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가 제안한 남북 당국 간 회담에는 답을 계속 미루고 있다. 김 제1위원장이 남북 정상회담을 의미하는 최고위급 회담을 역제안했을 뿐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이 6일 국무회의에서 북측의 호응을 촉구한 만큼, 북측 반응이 올 것으로 여전히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의 대북전단 살포 제지가 적법하다는 6일 의정부지법의 판결에 대한 논란도 가시지 않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제한이 과도하지 않은 이상’이라는 단서가 달린 만큼, 이 판결을 “당국 제지가 적법하다”로 곧바로 연결짓는 것은 무리라는 평가가 주류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경찰이 직접적인 물리력을 행사하는 등 과도하게 제지했다면 재판 결과가 달라졌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부 관계자도 “헌법상의 가치인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전단살포 행위를 규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신보영 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