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의 인사철학은 ‘사람이 변해야 조직이 변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그 철학이 글로벌 일류 기업 삼성을 만들었다. 이 처장이 지난 1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1층 로비에서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 앞서 “공무원들이 초심으로 돌아가 ‘진실의 순간’을 발견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포부를 밝히고 있다. 김연수 선임기자 nyskim@munhwa.com

이근면 인사혁신처장

이근면(62) 인사혁신처장과의 파워 인터뷰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정치인이나 관료가 아닌 기업인 출신이 가질 법한 세련됨이 돋보였다. 글로벌·세계정부·경쟁력·효율성 등의 단어들, ‘진실의 순간’이나 ‘터닝 포인트’ 같은 어구가 대화 소재로 동원됐다. 공학도가 갖는 시스템적 사고와 문자향(文字香)을 사랑하는 인문학적 소양이 만난 지점에 그가 있었다. 몸은 땅에 있지만 머리는 하늘에 닿는 느낌, 그의 ‘4차원’ 같은 말 속에 아이디어가 번득였다. 찬바람이 몰아친 지난 1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19층에 있는 임시 집무실에서 이 처장을 만났다.“중학교 때부터 책과 신문을 즐겨 읽었어요. 문학·철학을 다 좋아했지만 특히 역사서에 굉장히 관심이 많았어요. 삼국지, 촉한지, 열국지에 공상과학, 만화까지 닥치는 대로 읽었죠. 1965년에 읽은 만화인데, 21세기를 상상한 것이었습니다. 50년 전에 그린 만화에 이미 태양광, 휴대전화, 원격진료 이런 게 나옵니다.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은 것이었죠. 만화에 거론된 10개 가운데 지금 보면 8가지가 들어맞았어요. 현실로 이뤄진 겁니다. 상상력이 참 무서운 겁니다. 앞으로 시간이 흘러 2050년이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해야 합니다.”

그의 시선은 미래를 향해 있다. 과학기술은 어떻게 바뀌고 세계는 어떻게 재편되며 우리나라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에 관심이 쏠려 있었다. 그의 말이 이어진다.

“미래를 보면서 그 속에서 국가의 내일을 찾아가야 합니다. TV방송국 나온 게 50여 년 전 일이고, 스마트폰 나온 지가 10여 년이 지났습니다. 대한민국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당했을 때 삼성전자는 자본잠식 상태였습니다. 자본잠식이면 망한 겁니다. 그런데 그게 15년 만에 바뀌었습니다. 15년 전에 삼성전자가 글로벌 동종업계에서 11위 권이었는데 지금은 1, 2위입니다. 1등부터 10등까지는 모두 어디 갔느냐 하는 겁니다. 잠깐 사이에 순위가 뒤로 가는 정도가 아니라 살거나 죽거나 하는 문제가 됩니다. 국가도 마찬가지예요. 밑으로 내려가면 완전히 탈락해 버리게 됩니다. 지난 10년 동안 소위 30대 재벌 중에 없어진 것이 얼마나 많습니까. 앞으로 10년 뒤, 20년 뒤엔 어떻게 변할까요.”

이 처장이 1976년 삼성코닝에 입사한 이후 30년 이상 맡아온 인사와 조직 업무는 이런 그의 인식과 긴밀히 연결돼 있었다. 전 세계적으로 진행 중인 ‘미래 대전(大戰)’과 글로벌 경쟁 속에서 기업 지도와 국가 지도가 어떻게 변할지에 대한 고민이 곧 인사전략이라는 디테일 과제로 연결돼온 것이다.

―삼성과 함께한 30여 년, 뭐가 가장 생각에 남습니까.

“삼성종합기술원입니다. 이병철 선대 회장이 마지막으로 설립한 기관이죠. 쉽게 말씀드리면 삼성그룹의 미래연구소였었죠. 개관할 때 ‘이건 국가가 할 일이다, 어떻게 민간기업이 하느냐’란 말을 들을 정도의 규모로 만들었습니다. 산을 깎아 건물을 짓고 그 속에 사람과 기계를 넣었습니다. 기술원은 삼성의 앞선 투자였습니다. 소재부품부터 고분자, 화학, 메카트로닉스…. 컴퓨터 음성인식과 인공지능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소프트웨어 연구도 그때부터 시작됐습니다. 슈퍼컴퓨터를 해석하는 기초투자도 당시에 이뤄졌습니다. 그게 이병철 회장의 마지막 작품이고요. 기술원을 세우려고 산을 깎을 때부터 제가 일을 했었습니다.”

―오늘날 삼성의 과학기술이 시작된 곳에 계셨군요.

“삼성종합기술원은 오늘날 삼성이 다양한 과학기술분야에 진출할 수 있도록 선행 투자를 한 곳이고 이병철 회장이 돌아가시기 직전 마지막 외출을 한 일화가 있는 곳입니다. 거기에 시작부터 제가 있었습니다. 그때 쓴 ‘연구전문직제에 대한 연구’ 논문이 연구원의 전문직제 효율성을 분석한 대한민국 1호 논문입니다.”

―인사와 관련된 성과는 무엇입니까.

“직제를 개편하고 직위를 만들고, 연구원들은 직무에 따라 보수체계를 달리했습니다. 당시 그룹 내 23개 회사를 모아서 23개의 컬처(문화)를 싱글 컬처로 모으는 일을 했습니다. ‘선임연구원’이니 ‘책임연구원’이니 하는 직제를 만든 것도 그때입니다. 그 전에는 단순히 과장, 부장 등으로 썼었죠. 그룹 내 신설 회사들을 거치면서 이런 일들을 했습니다. 코닝, 기술원, SDS, 그리고 전자로 갔습니다. 1998년 삼성전자는 연구원들이 40명밖에 안 됐습니다. 지금은 1만5000명 정도나 됩니다. 전자에 가서 제일 먼저 한 게 구조조정입니다. 칠 거 치고 뺄 거 빼고 했습니다.”

―삼성전자의 위기와 관련된 말들이 많습니다.

“3년 전에도 그런 말이 나왔었어요. 삼성전자가 갔고 애플에 경쟁이 안 된다는…. 저는 그렇지 않다고 했습니다. 애플과 삼성이 다른 게 있습니다. 삼성엔 있는데 애플에 없는 게 있습니다.”

―그게 뭐죠.

“삼성전자는 ‘인 하우스’에서 주요 부품을 생산할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주요 부품에 대한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애플은 다른 데서 전체를 아웃소싱합니다. 신제품 개발이 누가 빠를까요.”

―자,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대한민국 정부 부처로는 처음으로 인사혁신처가 탄생됐습니다. 처장님은 그 부처의 장에 임명됐습니다. 인사전략가로서의 ‘노하우’는 무엇입니까.

“저는 새 조직, 성장하는 조직을 주로 맡아왔습니다. 코닝이 그랬고, 종합기술원이 그랬고, SDS와 전자가 그랬습니다. 인사혁신처도 신설 조직입니다. 제가 각종 인사문제 해결에 있어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건 ‘조직의 설계’입니다. 조직을 바람직한 구조와 운영 체계로 바꾸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진행과정을 정하는 것인데 쉽게 말해 어떤 편제로 가야 더 높은 성과를 수행하는 구조로 전환하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그 다음은 누구를 쓰면 잘할지 세밀히 살펴 그 자리에 배치하는 것, 저는 ‘적소적재’라고 합니다만, 그것을 고려하는 거고요. 끝으로 성장하는 조직의 인력 공급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합니다.”

―좀 더 특별한 인사관리의 방법론을 갖고 있을 것 같은데요.

“해답은 ‘다양성’입니다. 예를 들면, 사원을 충원할 때 과감하게 여러 경험을 가진 경력사원을 대거 투입합니다. 해당 부문에 대한 직접적인 경력자가 아니라도 상당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을 조직에 집어넣습니다. 컨설팅하는 조직에 영업하던 사람, 다른 회사 사람들을 충원하는 식입니다. 그런 것들이 하나의 저력이 되는 걸 확인합니다. 순혈주의로 어떤 조직이나 생태계가 혼자 크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다양성이 조화될 때 글로벌 경쟁력이 생깁니다. 한 조직의 시스템과 새로운 사람들의 활력이 적절히 조화가 이뤄지면 성과가 극대화하죠.”

조직에 생기를 불어넣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최대의 관건은 다양한 문화를 하나의 문화로 조화시키는 것, 크든 작든 조직의 힘은 다양성과 다문화 속에서 나온다는 것, 그 안에서 활력을 찾는 게 경쟁력의 원천이라는 것, 이것이 ‘이근면식 인사’의 노하우인 듯 보였다. 조직의 힘이 종(種)의 다양성, 문화의 다양성에서 나온다는 그의 말에 120% 동의한다.

―이제 상대는 삼성그룹이 아니고 국가 공무원입니다. 공무원 인사 혁신을 어떻게 할 생각이십니까.

“원칙은 같습니다. 저는 조직에 맞추기 위해 사람을 바꾸지 않습니다. 조직원의 생각을 바꾸게 하죠. 누구에게나 기본적으로 잘 하고 싶어한다는 마음이 있음을 믿습니다. ‘초심(初心)’이란 거울을 들여다보면 말이죠. 누구에게나 초심이 있지 않습니까. 인간은 다 초심으로 돌아가고 싶은 ‘모멘트 오브 트루스(진실의 순간)’가 존재합니다. 그걸 개발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북한 병사가 우리 초병이 지키는 곳까지 와서 귀순하겠다고 알려오는 ‘노크 귀순’이 있었잖아요. 그것 때문에 국가안보에 구멍이 생겼다면서 난리가 나고 ‘별’들이 줄줄이 문책당했는데요. 저는 최전선에 있는 일등병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일등병만 눈을 부릅뜨고 잘 경계를 했다면 문제가 되지 않았겠죠. 모든 사람이 자기 위치를 잘 지켰다면 거기서 다 해결이 됐을 겁니다. 이걸 발견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게 초심의 회복이죠.”

―100만 명 공무원 전체에게 초심의 회복이란 것, ‘모멘트 오브 트루스’의 개발이라는 게 실현 가능합니까. 불가능한 미션 아닌가요.

“시간이 오래 걸리겠죠. 한순간에 바뀔 문제는 물론 아닙니다. 100만 공무원의 관행이라는 게 있는데 바로 바뀌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작해야죠. 언젠가 변한다고 믿음을 갖고 해야죠. 이건 ‘항공모함의 터닝’입니다. ‘보트의 터닝’과는 전혀 다릅니다. 시작은 해야 합니다. 10년이 걸릴지 20년이 걸릴지 모르지만.”

―좀 복잡한 문제를 질문하겠습니다. 공무원연금 개혁인데요. 이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고 또 언제까지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내일이라도 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미 국회에서 거론되고 있기 때문에 여러 이야기를 잘 종합해 국회에서 결정해 주리라 믿습니다. 하지만 저는 연금 개혁만 하면 끝이다,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 너머를 봐야 합니다.”

―공무원연금 개혁 너머 뭐를 봐야 할까요.

“연금 개혁은 결국 고령화 저출산의 부산물입니다. 공무원 누구의 잘못 때문이 아니라 사회 환경이 바뀌어서 돌출한 문제라는 겁니다. 두 번째는 우리가 저성장에 처해 있는데,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더 많이 세금 내고 더 발전하면 문제도 달리 풀어질 수도 있었습니다. 저출산과 저성장을 극복하면 다르게 해결될 수도 있었을 문제라는 거지요. 이(공무원연금 개혁) 문제는 슬기롭게 극복하고 넘어가야 합니다. 그리고 그 ‘너머’에 진력해야 합니다.”

―단지 연금 개혁에서 끝낼 문제가 아니라 이 문제까지 오게 한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지요. 쉽지는 않아 보이는데요.

“쉽지 않겠지만 포기할 수 없는 길입니다.”

―공무원 사회의 반발을 의식한 인센티브 논의가 진행 중입니다. 예를 들어 하위직 공무원들의 승진 장벽 낮추기 문제는 어떻게 되나요.

“아직 확정된 것은 없습니다. 공무원들의 애로사항을 듣는 중입니다. 승진 적체 문제가 큽니다. 공무원사회도 어차피 변화가 와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승진이 안 되는 근본적인 불만이나 불편을 바꿔줘야 할 방안을 찾아야겠죠.”

―이제 100세 시대입니다. 60세에 퇴직해도 일에 대한 욕구가 강한데, 이것도 해결돼야 할 과제일 텐데요.

“실제로 우리나라 공무원들이 경쟁력이 있습니다. 저개발국이나 개발도상국 등의 공무원들이 우리나라에 연수를 오기도 하고 우리의 인적 지원을 요청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해외에 공무원을 파견하는 것도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합니다. 우리 공무원 사회가 글로벌 사회에 덜 열려있는 건 사실입니다. 이제 더 열어야 합니다. 근본적으로 우리 경쟁력은 어디 있습니까. 이제 세계정부의 시대입니다. 공무원들이 세계정부로 향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그러려면 이제 경쟁력 있는 공무원이 돼야 합니다. 이제 우리 국력도 그런 방향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공무원들이 글로벌 시대에 개방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은 그 내부에도 적용돼야 할 것 같은데요, 공직의 민간 개방에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여론이 많습니다. 삼성그룹의 인사 원칙이 바로 순혈주의의 극복, 다양성의 추구 아니었습니까.

“동감합니다. 개방도 이제 쌍방향으로 해야 합니다. 조직 순혈주의가 조직의 성장에 어려움을 줍니다. 공무원 사회도 다양성이 있어야 합니다. 외국인 공무원을 채용하는 문제도 검토돼야 합니다. 미국이 발전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인종 다양성이죠. 중국은 문화 개방성이고요. 우리 공직 사회도 이제는 개방성이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해야죠. 쌍방향의 개방성, 민간 조직과 공무원 조직이 합리적 선에서 개방성을 강화해야 합니다.”

―공직의 민간 개방이 지금 어디까지 돼 있죠.

“일단은 부처 국장·과장 직위에 해당합니다. 총 국·과장 직위 중에서 20%를 개방직으로 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개방형 직위에 공무원과 민간인이 같이 지원토록 하니까 실제 선발되는 건 공무원이 대부분이어서, ‘무늬만 개방형’이란 말이 나오게 됐습니다. 정책 초기 단계에서는 약간의 부조화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일단은 현재 20%만 개방형으로 할 수 있게 돼 있는, 이것을 다듬어야죠.”

―개방형 직위 비율을 늘리겠다는 취지인가요.

“네. 다양성의 확보를 위해서…. 언젠가는 ‘몇 퍼센트’라고 하는 그 비율도 없어질 것입니다.”

―인사혁신처 업무 중에 ‘감사’ 업무가 있던데, 감사원 직무감찰과 어떻게 다른가요.

“각 부처가 인사업무를 잘 하고 있는지 보는 겁니다. 감사원 감사는 포괄적이고 전 부처 전 기능을 다 감사하는 것이어서 저희 감사보다 더 상위 개념입니다.”

―대통령 비서실도 인사감사 대상이 되나요.

“헌법기관은 저희 인사감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국회는.

“헌법기관이어서 안 되고요. 법원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안 됩니다. 행정부와 그 산하기관이 저희의 인사감사 대상이 됩니다.”

―행정부에서 인사혁신처의 인사 관리 대상은 어디까지인가요.

“정무직은 대상이 아닙니다. 1급에서 9급까지는 다….”

―1·2급 인사도 포함된다…?

“물론 구체적인 인사는 각 부처에서 하지만 인사권자는 대통령입니다.”

―대통령이 고위공무원단 인사권을 갖고 있다는 거죠.

“그렇습니다.”

―그럼 1급부터 9급까지 모두 인사혁신처의 업무 대상이라는 건 뭡니까.

“저희는 심사를 하는 겁니다. 부처에서 인사 대상으로 심사 의뢰를 해오면 대상자들이 그 자리를 맡을 자격이 있는지, 제대로 된 사람인지 심사하고, ‘예스’ 혹은 ‘노’를 할 수 있습니다. 우선순위를 바꿀 수도 있고요.”

―고위공무원단 이하의 직위, 예컨대 부처 과장급 인사에 대통령이 관여를 한다면 이를 어떻게 봐야 합니까. 청와대가 부처 국·과장 인사에까지 관여한다고 해서 말들이 많지 않습니까.

“그런가요? 제가 실상을 몰라요…. (청와대가 국·과장 인사에까지) 터치합니까. 실상을 좀 파악해야… 과장 인사에까지 하는 건 못 봤는데….”

―소신을 말씀하면 됩니다. 대통령이 부처 과장급 인사에 관여해도 된다, 안 된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공무원 인사권은 대통령으로부터 위임돼서 (부처 장관에게) 오는 것입니다. 하지만 특정 사안에 대해 이야기를 할 권한은 존재한다고 봅니다. 일반적으로 과장 인사를 포함한 전체를 다 스크린한다는 거는 좀 다른 이야기겠지만, 특정한 경우에 또는 특정 사람에 대해 대통령이 이야기할 수 있다 이렇게 봅니다.”

―대통령 비서실에 인사수석비서관실이 신설돼 있습니다. 인사혁신처도 만들어졌고요. 인사수석과 인사혁신처장의 업무 분장은 어떻게 됩니까.

“인사수석은 인사혁신처를 지도할 임무가 있습니다. 인사를 발굴하는 과제도 있고요.”

―크게 구분이 안 되네요. 옥상옥 아닌가요.

“그런 이야기가 있는데 한 번 (잘 되는지) 보지요.”

―취임 후 100일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고 공언해 왔습니다. 오는 2월 26일이 100일 되는 날인데, 어떤 성과를 내고 싶습니까.

“우리나라 공무원은 국민들에게 신뢰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공무원이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길을 찾고 싶습니다. 그것이 공무원을 좋게 하는 것이고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길이니까요. 공무원이 공정하게 경쟁하고 성과에 따라 평가받게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공무원의 업무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대민 서비스, 다른 하나는 내부 업무입니다. 대민 서비스는 공공성이 우선이고 내부 업무는 효율성이 중시돼야 합니다. 이 두 가지, 정신적인 능력과 실제적인 능력을 어떻게 같이 갈 수 있게 할 수 있나를 생각하고 있어요. 공무원도 직장인임에 틀림없습니다. 인정받고 존중받고 살아야 하지 않겠어요. 이것을 이루고 싶습니다.”

―대한민국의 공무원을 점수로 환산하자면 몇 점 정도 주시겠습니까.

“개인적인 능력은 민간기업에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걸 점수화하는 건 좀 생각해 봐야겠는데요, 어쨌든 성과와 효과 면에서는 그 능력을 다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처장은 “인사혁신의 목표는 공무원을 공무원답게 만드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가장 공무원다운 것은 국민에게 헌신하는 가치를 구현시킬 때 발견된다는 말도 했다. 글로벌한 시각을 갖고 국가의 미래를 열어나가는 공무원, 이를 통해 국민을 행복하게 해주는 공무원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초대 인사혁신처장이 되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인터뷰 = 허민 정치부장 minsk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