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공격막으려 자체 셧다운 ③ 외부 해커집단의 공격

미국과 북한 간에 ‘사이버 대립’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인터넷이 완전 불통되면서 원인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북한 인터넷 완전 불통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 해킹 사건의 책임 주체로 북한을 지목하고 “상응 조치”를 천명한 지난 19일부터 시작됐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미국의 사이버 공격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22일 월스트리트저널은 북한의 인터넷 완전 불통에 대해 “미국은 과연 북한의 인터넷 접속을 차단했을까”라고 질문을 던지면서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첫째는 북한이 자체적으로 인터넷 접속을 차단했을 가능성으로 미국이나 미국 우방국들의 사이버 공격을 막기 위한 목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인터넷 접속 차단을 통해 컴퓨터를 사용하는 소수의 북한 주민들이 소니 해킹을 둘러싼 현재의 위기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게 만드는 효과도 있다는 분석이다.

두 번째는 중국이 북한의 인터넷 접속을 차단했을 가능성이다. 북한의 라우터는 중국 선양(瀋陽)에 소재한 국영회사인 ‘차이나 유니콤’의 망을 이용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에 소니 해킹 사태 협조를 요청한 만큼 중국이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세 번째로는 해커나 해킹집단의 북한 인터넷 트래픽 개입 시나리오다. 미국 네트워트 보안 업체 ‘클라우드플레어’의 매튜 프린스 대표이사는 “북한의 주요 해외 인터넷 연결망이 1개에 불과한 상황에서 외부인이 악성 트래픽으로 북한의 브로드밴드 연결망에 과부하를 유발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사이버 공격에 대해서도 “그렇게 생각해 볼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중국 경유 인터넷을 통한 소니 해킹설에 대해 “결론을 내기 전에 충분한 사실과 근거가 필요하다”며 “사실을 바탕으로 국제법과 중국 법률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이제교 특파원 jk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