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 들어 국정감사 비용으로 매년 평균 13억 원씩 집행되고 있지만 예산 사용 내역이 공개되지 않는 등 투명성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투명성을 감시하는 국회가 정작 자신들에게는 눈을 감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민단체 ‘바른사회시민회의’가 16일 공개한 ‘국회 국정감사 비용 실태 조사’에 따르면 19대 국회가 시작된 지난 2012년 이후 3년간 평균 국감 비용은 13억여 원이었다. 2012년 15억1600만 원, 2013년 12억5900만 원, 2014년 11억3600만 원이 집행됐다.

근무일 기준으로 2012년 국감은 13일, 2013·2014년 국감은 14일간 치러진 점을 감안하면 국감 비용은 매일 1억 원꼴로 집행된 셈이다.

상임위별로 올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전체 국감 예산의 3분의 1이 넘는 4억2600만 원을 지출해 가장 많은 경비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주반·구주반·아시아반 등으로 나뉘어 국감 기간의 대부분을 해외출장으로 보내기 때문이다. 외통위 외에 국토교통위원회가 1억300만 원으로 1억 원을 넘겼고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7600만 원),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6600만 원), 법제사법위원회(5800만 원), 기획재정위원회(5600만 원) 등이 뒤를 이었다.

피감기관의 수가 적은 국회운영위원회(1500만 원), 정보위원회(1400만 원), 여성가족위원회(960만 원)는 상대적으로 비용 지출이 적었다.

올해 증인이나 참고인으로 채택된 피감기관이 672곳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 국감 비용은 국회 예산보다 훨씬 늘어날 것이라는 게 바른사회시민회의의 설명이다.

매년 10억 원이 넘는 예산을 지출하면서도 국회가 국감 비용 세부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 점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회가 국감 경비 세부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 고비용·저효율 국감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옥남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치실장은 “예산 사용이 투명해야 개선방안이 나오기 마련인데, 국회는 국감 비용 세부 내역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며 “국회는 국감 비용에 대한 구체적인 내역을 상세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화종 기자 hiromat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