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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해야 산다!’

삼성그룹과 한화그룹의 인수·합병(M&A)을 통한 ‘자율 빅딜’이 재계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주요 그룹들이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속에 미래 생존을 위해 이른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선제적 사업재편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현대자동차, SK, 롯데, GS, 효성 등 주요 그룹들은 ‘선택이 아닌 생존 차원’이라는 문제 인식 아래 그룹 역량이나 미래 비전에 부합하지 않은 저수익 사업 등을 과감히 정리하는 한편 지속 성장을 노릴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사업 부문에 총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번에 ‘빅딜’을 성사시킨 삼성그룹은 지난 2010년 신수종사업으로 바이오사업을 선정한 뒤 치과용 컴퓨터 단층촬영(CT)업체 레이, 초음파회사 메디슨과 체외진단기 시약회사 넥서스를 인수하는 등 적극적인 M&A에 나선 바 있다. 특히 삼성은 이번에 화학 부문을 한화에 넘기면서도 고부가가치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삼성정밀화학만은 남겨뒀다. 현대차그룹도 현대위아를 통해 현대위스코, 현대메티아를 흡수합병하는 등 지난 8월 7개 계열사를 3개로 합쳐 재계의 눈길을 끌었다.

GS그룹의 경우 허창수 회장의 주문에 따라 선제적 조직 재정비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허 회장은 지난 7월 3분기 GS 임원모임에서 “좀 더 넓은 시야로 시장의 변화를 주시하면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며 “장기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 못지 않게 어떤 것을 포기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GS그룹은 에너지 부문의 기존 주력인 GS칼텍스 비중을 줄이는 대신 발전 부문의 육성을 통해 성장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도 안팎의 경영 환경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문제 인식 아래 새로운 기업가치 창출을 위한 강력한 사업 구조 재편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월 말 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차원에서 열린 CEO 세미나에서 근본적인 사업 경쟁력 강화와 신성장동력 발굴, 재무구조 개선 방안 등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가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을 통해 지난 2011년 인수한 미국 태양전지 제조업체 헬리오볼트를 올해 초 매각한 바 있다.

롯데그룹은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망과 모바일, 인터넷 쇼핑몰의 온라인 유통망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매출 극대화를 꾀하는 옴니채널을 통해 신성장동력 창출을 노리고 있다. 효성그룹의 경우 소재사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개편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달 말 페트병을 생산하는 국내 1위 패키징 사업부를 스탠다드차타드 프라이빗에쿼티에 4150억 원에 매각한 바 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