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숨 쉬는 화산 아리무라 용암전망대에서 바라본 사쿠라지마의 쇼와 화구에서 흰 연기와 함께 화산재가 분출되고 있다. 앞쪽의 바위는 1914년 대분화 당시 흘러나온 마그마가 식어 생긴 용암이다.

일본 규슈(九州)의 남쪽 끝 가고시마(鹿兒島)현.

가고시마를 설명하는 말은 일본의 여타 어느 지역보다도 많다. 고일본 건국 신화 속에서 천황이 내려온 곳, 근대화를 촉발한 메이지(明治)유신의 시발점. 한반도와의 관계 속에서 애증의 한이 서린 곳이기도 하다. 조선시대 정유재란 이후 끌려온 도공이 발전시킨 조선의 도기 기술로 일본 자기를 세상에 알린 곳이 이곳이고, 정한론의 발상지 또한 가고시마다.

이런 여러 수식어에도 불구하고 가고시마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것으로는 현재진행형인 ‘지구가 살아 숨 쉬는 활화산이 있는 가고시마’라 하고 싶다.

가고시마시의 동쪽, 긴코(錦江)만에 위치한 사쿠라지마(櫻島)는 섬이었으나 1914년 대분화로 수십억t의 용암이 흘러나와 섬의 남동 부분이 오스미(大隅)반도와 붙어 육지화됐다. 지금도 하루 수차례씩 분화해 연간 1000여 번이나 흰 연기와 검은 화산재를 뿜어내고 있다. 가히 지질학, 특히 화산에 관해서는 살아 있는 교과서라 불릴 만하다.

사쿠라지마의 분화 모습은 가고시마시의 시리야마 전망대에서 시내 전경과 함께 감상하는 것도 좋지만, 화산 본섬인 사쿠라지마의 아리무라 용암전망대에서 보는 것이 제격이다.

지금도 활발히 화산 활동을 하는 쇼와(昭和) 화구를 볼 수 있는 최적의 전망대이다. 대분화 당시 흘러나온 용암지대 위에 위치한 아리무라 전망대는 30억t의 마그마가 식어 기기묘묘한 형상을 이루는 다이쇼(大正)용암군을 함께 볼 수 있다.

사쿠라지마에서 기리시마(霧島) 연산 에비노고원으로 향하는 길 중간중간에는 울창한 삼림 곳곳에서 흰 수증기를 볼 수 있다. 기리시마 온천지대의 원천계곡이다. 계곡 바로 아래 간이주차장에서 오르면 매캐한 유황 냄새를 뿜는 수증기 밑으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온천수를 볼 수 있다. 영화 세트장이 아닌 실제로 말이다.

에비노고원에 이르면 화산 활동으로 이뤄진 기리시마 연산과 곳곳에 자리한 칼데라 호수를 이은 등산을 겸한 트레킹코스가 마련돼 있지만 지금은 이오야마(硫黃) 화구에 대한 화구주변 경보가 발령돼 반경 1㎞ 이내의 진입이 금지돼 있다. 하지만 기리시마 연산 중 가장 높은 봉우리인 한국악(韓國岳)을 바라볼 수 있다.

가라쿠니다케(韓國岳), 긴코완(錦江灣) 등 한반도에 얽힌 더 많은 얘기는 ‘이야기가 있는’ 스토리투어(http://blog.naver.com/yakukago)를 통하면 들을 수 있다. 또한 일본관광청(www.jroute.or.kr)의 한국어 홈페이지에 현지 교통편 등이 친절하게 안내돼 있다.

일본 가고시마 = 글·사진 곽성호 기자 tray92@munhwa.com

이미지 크게보기뜨끈한 모래 가고시마현 남단 이부스키시의 온천지대는 검은 모래찜질로 유명하다. 해안에서 솟아나는 온천열을 이용한 찜질로 온몸에 모래를 덮고 10여 분만 누워 있어도 온몸이 젖을 정도로 땀이 난다.

이미지 크게보기산 아래엔… 규슈지역 최대의 칼데라호수인 이케다호수 너머로 정삼각뿔 모양의 가이몬다케가 우뚝 솟아 있다. 아래 호숫가 밭에는 고추냉이(와사비)의 원료인 청겨자가 촘촘히 심어져 있다.

이미지 크게보기부글부글 기리시마 온천지대 곳곳에는 울창한 삼림 사이로 하얗게 솟아나는 온천 수증기를 볼 수 있다. 유황 냄새와 함께 솟아나는 뜨거운 온천수는 기리시마온천의 원천이 된다.

이미지 크게보기익숙한 장독 흑식초를 만드는 항아리가 후쿠야마 해안가 가득 놓여 있다. 쌀과 쌀누룩, 물만으로 1년 이상 발효·숙성시켜 식초를 만들어내는 모습이 흡사 우리나라의 장 담그는 모습과 비슷하다.

이미지 크게보기물에 뜨는 돌 가고시마 관광지 곳곳에서는 화산활동의 산물인 부석을 판매한다. 어린아이 주먹만 한 부석은 하나씩 판매하기도 한다.

이미지 크게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