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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학생 795만명 22조서
2015년 615만명 39조로 늘어
학생 1인당 교부금 3배가량 ↑

‘학생 수는 급감하는데 무상복지 재원을 위해 정부에 돈 달라고 생떼를 쓰는 시·도 교육청….’

우리나라의 인구 구조가 출산율 저하로 학생 수는 갈수록 줄어드는 반면 중앙정부에서 지방으로 내려가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급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이 내년에 일시적으로 재원이 부족하다며 중앙 정부에 돈을 내놓으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악화하는 경제여건으로 세수가 줄어드는데 무상급식, 무상보육 등 재원을 위해 중앙정부 지원을 더 늘릴 경우 국가재정이 파탄 날 수밖에 없다”며 우려하고 있다. 최근 해마다 세수 목표치에 ‘펑크’가 나고 복지 예산 등이 급증하면서 국가 재정이 파탄 일보 직전까지 몰린 상황에서 제도 도입에 따른 재원 마련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페이고(pay-go) 원칙’을 도외시한 시·도 교육청의 무책임한 태도에도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초·중·고 학생 수는 출산율 저하로 2000년 795만 명에서 2010년 734만 명, 2015년 615만 명, 2020년에는 545만 명으로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중앙 정부(교육부)가 국세에서 거둔 돈을 배분 기준을 마련해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에 내려보내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오는 2020년에는 50조 원을 넘어설 만큼 급증할 것으로 분석된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2000년 22조4233억 원에서 2010년 32조2980억 원, 2015년 39조5206억 원, 2020년 58조8688억 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이처럼 급증하는 이유는 1982년 내국세의 11.8%였던 교부율이 2010년에는 20.27%까지 급등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초·중·고 학생 1인당 교부금도 2000년 282만1000원에서 오는 2020년에는 1080만2000원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난다. 애당초 무상급식, 무상보육 등 ‘무상 시리즈’ 공약만 무책임하게 내놓지 않았다면 지방교육 재정이 부족하기는커녕 남아돌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재부는 갈수록 학생 수는 주는 반면, 노령 인구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교부율을 낮춰서 마련한 재원을 노령층 복지를 위해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까지 하는 실정이다.

특히 일부 시민단체와 야당은 “이번 기회에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교부율을 높여서라도 지방에 돈을 줘야 한다”는 황당한 주장까지 내놓고 있다. 민간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교부율이 이미 사상 최고 수준인데 ‘무상 시리즈’ 공약을 남발해서 발생한 일시적 자금 부족을 이유로 교부율을 또다시 올리자는 것은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