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현재와 같은 저물가가 저성장의 늪으로 이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내수경기 활성화가 시급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저물가 현상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가 겪는 문제로, 공급과 수요 측면 영향이 모두 작용하면서 장기화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6일 “저물가가 지속되는 원인은 수요 측면에서는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있고, 공급 측면에서는 원자재 가격 하락과 원화 강세 때문”이라며 “내년에도 경기 회복세가 약하고 원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저물가가 장기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 실장은 “저물가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환율의 안정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며 “수요 측면에서는 침체된 내수의 활성화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저물가는 세계적인 추세로 세계적인 성장방식의 변화”라며 “제조업이 이끌던 성장을 서비스업이 주도하면서 재화에 대한 수요는 줄고 원자재 공급은 늘어 물가가 낮아졌다”고 말했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세계적인 요인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내수 경기를 살리는 게 저물가에 대한 가장 큰 대응책”이라며 “필요하면 금리를 낮추고 내수와 서비스산업 활성화를 위한 과감한 정책들도 구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성태윤(경제학) 연세대 교수는 “한국은행은 디스인플레이션으로 표현하지만 이미 디플레이션에 진입했다고 본다”며 “저물가 아래에서 저성장 현상이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통화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하지 않으면 이대로 고착화할 우려가 있다”며 이의 대표적 사례로 일본을 꼽았다. 그는 “저물가 경기침체 상황에서는 미국 중앙은행처럼 필요하면 우리는 더 퍼붓겠다는 메시지를 보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