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가 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1%대에 머물 것이 확실시되면서 디플레이션에 대한 공포가 증폭되고 있다.

6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년 연속 1%대를 기록하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지난 10월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2%를 기록해 4개월 만에 반등했지만 2012년 11월 시작된 1%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4개월째 이어졌다. 올 들어 10월까지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상승하면서 1999년(0.7%) 이후 15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기재부는 11월과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현재와 유사한 1%대 초반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재부의 전망대로라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3%에 이어 2년 연속 1%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0.8%로 떨어진 적은 있지만, 2년 연속 1%대를 기록한 적은 한 번도 없다.

물가가 하락하는 엄밀한 의미의 디플레이션까지는 아니지만 일본 경제를 ‘잃어버린 20년’으로 몰아넣은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한층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 9월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로 같은 달 디플레이션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일본의 3.2%보다 2.1%포인트 낮아 사상 최고의 격차를 보였다.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985년 4월(한국 1.5%, 일본 2.0%) 이후 단 한 번도 일본보다 낮은 적이 없었으나 지난해 9월부터 상황이 역전됐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