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공사 보류로 6일 현재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독도입도시설 건설 공사는 지난 2008년 일본의 독도 영유권 도발에 맞서 정부가 추진했던 ‘독도 영유권 강화 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떠들썩한 홍보 속에 시동을 걸었지만 실제로는 지지부진한 채로 남았던 이 사업이 급기야 아예 무산될 위기에 처한 셈이다. 독도 영유권 강화 사업은 지난 2008년 8월 4일 정부 합동 태스크포스(TF)로 구성된 ‘독도 영토관리 대책단’ 첫 회의에서부터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당시 국무총리실이 이끈 이 대책단에는 외교부와 국방부, 국토해양부, 문화재청 등 12개 부처 실무 국장급이 참여했고, 단장은 박근혜정부 초대 청와대 경제수석을 역임했던 조원동 당시 총리실 국정운영실장이 맡았다.

독도 영토관리 대책단이 공식 활동에 들어간 것은 이전까지 정부가 독도 문제에 관해 견지해 온 ‘조용한 외교’ 전략이 전면 수정됐음을 보여주는 신호탄이었다. 일본의 영유권 주장에 대응하는 게 오히려 독도를 분쟁 지역화하려는 일본의 계략에 말려드는 것이라는 판단하에 ‘무시 전략’으로 일관했던 정부가 ‘적극 대응’으로 입장을 바꾼 것이다.

당시 이명박정부가 독도 관련 전략을 수정한 것은 일본의 독도 영유권 도발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2008년 2월 일본 외무성이 일본의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책자를 발간해 배포했고, 방위성도 그해 방위백서에서 독도가 자국 영토라는 주장을 명시했다.

설상가상으로 미국 정부가 전 세계 분쟁지역의 영유권 표기와 관련해 기술적·정치적·외교적 문제를 종합적으로 따져 재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정부는 기존의 ‘실효적 지배를 위주로 한 조용한 외교’에서 ‘지속적이고 상시적인 대응’으로 전략을 바꾸게 됐다.

하지만 떠들썩했던 당시와 달리 후속 조치는 지지부진했다. 독도입도시설 건설 공사만 해도 정부는 2017년까지 590㎡ 넓이의 2층 규모 건물을 지어 발전기, 담수화 시설, 대피시설로 활용하겠다고 밝혔지만, 6년이 지난 2014년 10월에야 관련 예산이 편성됐다. 더욱이 이 사업은 정부 부처 간 논란 속에 공사 입찰이 취소돼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