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의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최종 합의와 관련해 ‘사실상 무기한 연기’라는 지적이 나오자 국방부가 ‘비약적 해석’이라고 일축하면서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그동안 전작권 전환 충족시기를 2020년대 중반으로 설정했던 국방부는 목표시점을 2023년이라고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23일 오후 제46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 이후 미국 국방부 청사(펜타곤) 인근인 리츠칼튼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한민구 국방장관은 모두설명을 전작권 전환 최종 합의를 사실상 전작권 전환 무기한 연기로 해석한 보도에 대해 섭섭함을 드러내는 것으로 시작했다. 그는 “척 헤이글 국방장관과 공동합의문을 발표했는데 국내에서는 전작권 전환을 사실상 무기한 연기라고 보도한 기사들을 봤다”면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에 대한 상당히 비약적인 해석”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한 장관은 “우리의 전작권 전환 의지는 확고하니 믿어 달라”는 말까지 덧붙였다. 그는“2020년대 중반이면 전작권 전환이 가능하다는 것이 우리의 확실한 입장”이라며 “분명하게 입장을 밝히는 것이 좋겠기에 이 자리에서 언급을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발언에 나선 류제승 국방부 정책실장은 전작권 전환 목표시점을 북한 핵무기와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한국군의 킬 체인(Kill Chain)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가 완성되는 2023년으로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이날 간담회에서는 한 장관의 “믿어 달라”는 호소성 발언에도 불구하고 의구심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는 분위기였다. 특히 전작권 전환의 목표 시기를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하면서 공동 합의문에 명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국방부는 확실한 설명을 하지 못했다. 또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의 한국배치 결정이 내려질 경우 전작권 전환은 앞으로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서도 명확한 정의가 없었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재연기 최종 합의와 관련해 한국군의 전력 수준이 북한군에 비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하고 있다. 반면에 전작권 전환 재연기 결정은 현실적인 판단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날 한 장관은 SCM 합동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추가 핵실험 위협, 신형 방사포와 전술 미사일 개발, 무인기 침투 등으로 한반도 안보의 유동성은 어느 때보다 심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국방부 관계자는 “킬 체인과 KAMD 사업 예산은 2022년까지 17조 원에 달한다”며 “올해 예산은 1조1771억 원으로 국방예산 중 유일하게 증액됐다”고 밝혔다.

워싱턴=이제교 특파원 jk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