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바이러스가 사상 유례 없이 창궐하고 있는 가운데, 공포를 직접적으로 체험했던 에볼라 유경험자들이 다시 ‘에볼라와의 전쟁’에 뛰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15일 AFP통신에 따르면 서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서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런던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완치된 영국인 남성 간호사 윌리엄 풀리(29)가 또다시 서아프리카 지역으로 의료 봉사활동을 떠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풀리는 “한 번 감염이 됐었기 때문에 다시 감염되지 않을 것”이라며 “부모님께서는 매우 걱정하고 있지만, 이 일이 내가 해야만 하는 일임을 알고 있기에 격려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풀리는 시에라리온 케네마의 한 병원에서 자원 봉사 간호사로 근무하며 에볼라 감염 환자를 돌보다 자신도 바이러스에 감염돼 본국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그는 런던의 왕립자유병원에서 시험단계 치료제인 ‘지맵(ZMapp)’을 투여받고, 열흘 동안 격리 치료를 받은 뒤 완치돼 퇴원했다. 풀리는 퇴원 기자회견에서도 “운이 좋은 덕분에 특별한 치료를 받고 빨리 회복될 수 있었다”며 “아프리카 봉사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다”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에볼라로 숨진 선교사를 돌보다 감염돼 병원에서 격리 치료 중인 스페인 여자 간호사 테레사 로메로도 완치되면 에볼라 환자를 또 돕겠다고 밝혔다.

15일 CNN에 따르면 스페인 병원에서 치료 중인 로메로는 남편과의 통화에서 “이제 에볼라에 대한 면역이 생겼으니 괜찮다”며 남편이 ‘다시 환자를 돌볼 것이냐’고 묻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스페인의 카를로스3세 병원은 아프리카 이외 지역에서 처음으로 에볼라에 감염된 로메로에게 실험단계 치료제인 지맵을 투여하고 상태를 지켜보고 있다. 로메로 가족들에 따르면 로메로는 여전히 위중한 상태이나 점점 나아지고 있으며 안정을 취하고 있다. 14일 오후 늦게부터는 아무 것도 먹을 수 없는 상황에서 물은 섭취할 수 있게 됐다.

한편 15일 영국 국민건강보험(NHS)에 따르면 NHS 소속 의료 종사자들 중 약 600명이 9월부터 현재까지 ‘서아프리카에 가서 에볼라 퇴치 봉사활동을 하겠다’고 서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