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초비상 15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오른쪽 세 번째) 대통령이 관계 부처·당국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에볼라 관련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화상으로 회의에 참가하고 있는 사람은 토머스 프리든 질병예방통제센터(CDC) 소장이다. AP 연합뉴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서방 5개국 정상들이 15일 오후 화상회의를 하고 에볼라 발병을 ‘글로벌 보건 비상상황’으로 규정하면서 전세계에서는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이 차단되지 못하면 지구촌 전체가 중대 위험에 처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커져가고 있다.

이날 백악관에 따르면 한 시간 정도 진행된 화상회의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에볼라 확산에 대한 더욱 빠르고, 좀더 강력한 국제적인 조치가 요구된다”면서 “전세계는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재정뿐만 아니라 인적 지원에도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화상회의에는 오바마 대통령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 등이 참여했다. 화상회의는 국제사회의 에볼라 퇴치 노력을 견인하기 위해 오바마 대통령이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금까지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는 8997명이며 사망자는 4493명에 달한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서아프리카의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등 3개국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미국과 유럽에서도 감염자가 속속 발생하고 있다. 백악관은 화상회의 직후 배포한 자료에서 “서방 5개국 정상들은 더욱 많은 나라들이 에볼라 바이러스 퇴치 지원에 나설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영국 총리실도 성명에서 “각국 정상이 에볼라 창궐 국가를 어떻게 지원하는지 설명하고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고 밝혔다.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존 케리 국무장관이 지난 13일 한국의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가진 통화에서 에볼라 대책을 협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긴급회의를 열고 에볼라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 확대를 촉구했다. 안보리는 만장일치로 채택한 언론발표문에서 “국제사회가 에볼라 사태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해왔다”면서 “모든 회원국과 국제기구는 재정적, 물적 지원을 극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앤서니 밴버리 유엔 에볼라 긴급대응단장은 14일 안보리 보고에서 “국제사회가 12월 1일까지 에볼라 대응에 있어 주요 목표들을 달성하지 못하면 전 세계는 대응책이 전무한 사상초유의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 = 이제교 특파원 jk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