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최대 이슈로 떠오른 ‘사이버 검열’과 관련, 김하중 새정치민주연합 법률위원장이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가 감청영장 불응 방침을 밝힌 데 대해 “법치주의에 역행하는 검찰과 다름없는 태도”라고 정면 비판했다.

김 법률위원장은 15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이 대표의 감청영장 불응 방침 발표를 “폭탄선언”으로 규정했다. 김 법률위원장은 “이 사람은 불과 며칠 전 검찰에서 감청을 요청하면 순응할 것 같이 발언하다 사이버 망명으로 자사 이익이 해외로 유출되는 상황에 직면하니 갑자기 태도를 돌변, 불응하겠다고 했다”며 “이 또한 법치주의에 역행하는 검찰과 다름없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김 법률위원장은 “최근 밝혀진 바에 의하면 다음카카오톡은 감청영장을 가져온 검찰에 이미 송수신이 끝난 자료까지 내준 것을 실토하고 있다”고 지적한뒤 “이는 명백한 실정법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다음카카오 대표가 과거에도 불법을 하고 앞으로도 불법을 한다고 선언하는것은 코스닥 1, 2위를 다투는 대기업 대표가 취할 태도가 아니다”라며 “이는 법치주의 정신에 반하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검찰의 사이버 검열 논란 자체에 화력을 집중하지만 실정법 위반 논란이 일고 있는 이 대표의 감청영장 불응 방침과는 분명한 선을 그어 괜한 오해를 사지 않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한편‘사이버 검열’둘러싼 여야간 공방은 한층 가열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노골적인 언어로 박근혜 대통령까지 겨냥하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고, 새누리당은 야당의 ‘아니면 말고’식 무책임한 주장이 불안감을 조장하고 있다고 받아쳤다.

우윤근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대통령은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아니한다’는 헌법 제17조를 기억하라”고 말했다.

당의‘SNS·통신 검열진상조사위’ 위원장인 우상호 의원은 “사이버 검열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의 국민감시 체제를 박근혜 대통령이 이어가겠다는 선언에 다름없다”며 “역시 그 아버지에 그 딸”이라고 박 대통령을 겨냥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야당이 대통령까지 끌어들이며 사이버 검열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