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제조업 체감경기가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 4월 여객선 진도 침몰 참사 이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반등했다.

하지만 대기업과 수출기업의 체감경기는 제자리걸음을 했고, 내수 부진에 대한 우려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4로 전월보다 2포인트 올랐다. 제조업 BSI는 지난 4월 82에서 세월호 참사 여파가 본격적으로 나타난 5월 79로 꺾였다. 이후 6월 77, 7월 74, 8월 72로 4개월 연속 떨어졌으나 이번에 가까스로 반등했다. 10월 업황 전망 BSI도 78로 전월보다 4포인트 상승했다.

박동화 한은 기업통계팀 차장은 “유럽, 일본, 중국 등의 경제 상황이 아직 불확실하지만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가 이어져 제조업 체감경기가 반등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기준금리 인하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절대적인 수준은 2003년 이후 평균 수준인 80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 BSI는 기업이 느끼는 경기 상황을 지수화한 것으로, 지수가 100을 넘어야 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이 나쁘게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100보다 낮으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제조업 중 중소기업이 65에서 71로 6포인트 상승했고, 내수기업도 71에서 76으로 5포인트 상승했으나 대기업과 수출기업은 각각 78, 72로 전월과 같았다. 매출 BSI의 9월 실적도 81로 전월 대비 1포인트 하락, 5월 이후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수출과 내수판매업체의 매출 BSI 모두 5개월 연속 하락했다.

제조업체들은 지난 6월부터 4개월 연속으로 내수 부진을 가장 큰 경영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내수 부진이 애로사항이라는 응답률은 25.3%로 8월 22.1%보다 3.2%포인트 높아졌다. 불확실한 경제 상황(15.5%→16.0%), 경쟁 심화(12.1%→12.4%) 등을 꼽은 응답률도 높아졌다. 비제조업의 업황 BSI는 70으로, 전월보다 1포인트 상승했다. 민간의 체감경기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경제심리지수(ESI)는 97로, 전월보다 3포인트 상승했다.

김충남 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