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14년 8월 산업활동동향’에서 경기 회복세가 주춤거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향후 경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정부가 재정, 금리, 조세 등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해 경기부양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결과이기 때문에 향후 경기 회복세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0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8월 실물경제 동향이 악화된 원인의 상당부분이 현대자동차의 파업과 휴가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 등 특수 요인에 의한 것이기는 하지만, 올 하반기부터 경기 회복세를 공고히 한 뒤 구조 개혁을 통한 성장 잠재력 확충에 나설 예정이었던 정부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올 8월 광공업 생산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2월(-10.5%) 이후 5년8개월 만에 최대의 감소폭을 기록한 것은 자동차업계의 파업, 하계 휴가의 8월 집중, 강우량 증가에 따른 조선업 생산 차질 등 일시적인 요인들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6∼7월 2개월 연속 광공업 생산이 큰 폭으로 증가한 데 따른 조정이 이루어진 측면도 있다는 것이 기획재정부의 분석이다.

기재부에 따르면 올 8월 광공업생산 증가율 -3.8% 중에서 자동차·기타운송장비의 기여도가 -2.6%포인트를 차지해 전체 광공업 생산 감소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재부는 “올 8월 하계 휴가가 집중된 것을 감안해 7∼8월을 평균해서 볼 경우, 광공업 생산 증가율은 올 2분기 대비 0.4%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재부의 분석이 정확하다고 하더라도 현재의 경기 회복세는 상당히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특히 올 8월에는 실물 경제가 ‘생산 감소→출하 감소→재고 감소’라는 ‘축소 균형’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경기 회복기에 나타나는 ‘확대 균형’과 정반대의 모습이다.

특히 정부가 현재 재정, 금리, 조세 등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해 경기 부양을 위해 가용한 모든 ‘실탄’을 퍼붓고 있는 상황까지 고려하면 8월 실물 경제동향은 더욱 우려스럽다. 올 8월 소비 동향을 나타내는 지표인 소매판매가 전월대비 2.7% 늘었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지만, 아직까지 내수(소비)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는 시그널(신호)로 보기는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김병환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9월에는 수출 증가세 확대, 투자심리 개선 등으로 산업활동이 회복 흐름을 재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그러나 유로존 성장세 둔화, 중동지역 정정 불안 등 대내외 위험 요인도 상존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 활성화 성과가 조속히 가시화되도록 정책적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