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수입구조 변화에 따른 대중 수출 부진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고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가 속속 제기되고 있다. 한마디로 과거 수준의 회복은 이제 어렵다는 것이다. 신흥시장 발굴·진출, 내수시장 확대 기회 활용, 서비스산업 수출 경쟁력 제고, 수입자본재 및 중간재의 국산화 유도 같은 방안을 서둘러야 한다는 경고음이 요란하다.

22일 관세청, 하나금융경영연구소, 현대경제연구원, 산업연구원(KIET) 등의 분석자료를 보면, 대중 수출은 올 1∼8월 누적으로 933억8300만 달러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다. 국내 총수출에 미치는 기여도 역시 마이너스(-0.4%)로 돌아섰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00년 이후 한국경제가 대중 수출을 통해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에 따른 큰 혜택을 받아왔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증가 속도가 급속히 둔화됐다”며 “특히 올해 수출이 확대되고 있는 다른 나라들과 달리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라고 심각성을 지적했다.

연구원은 대중 수출비중이 높고 중국의 자급률이 올라가고 있는 석유화학, 정보기술(IT), 기계 수출이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산업연구원(KIET)은 중국이 최대 수출시장이었던 섬유의류 부문도 중국내 인건비 상승, 생산인력 확보의 어려움에 중국 내 섬유소재의 생산능력 확대, 자급화율 상승, 기술진전에 따른 고급화 등으로 수요 감소를 유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교역구조 변화, 원화강세 지속에 따른 우리나라 수출의 상대적인 부진은 내수부진으로 허덕이고 있는 한국경제에서, 유일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수출의 경기견인력마저 떨어뜨려 저성장기조를 심화시킬 것이란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중국이 지도부 교체 이후 도시화·민영화·자본개방에 중점을 둔 개혁을 추진하면서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 위주로 성장 모형을 바꾸고 있으며, 이는 가공무역 비중 축소, 자본재 및 소재 위주에서 소비재 및 원자재로의 수입구조 전환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 가운데 자본재·중간재 비율은 97%로 경쟁국과 견줘 매우 높은 수준이다.

김영준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소비재 및 서비스 수출 확대로 중국 교역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등 수출과 내수간의 연계성을 시급히 회복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