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중국 경제·산업 분야의 구조조정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한국 입장에서는 위기 국면이지요. 탄력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거대 중국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습니다.”

조철(전 국제산업협력실장) 산업연구원(KIET) 기계·전자산업팀장은 22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교역구조 변화 등 성장모형의 전환과 관련, “이 같은 구조변화는 우리 산업과 기업의 입지, 설자리를 점점 줄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제 더 이상 중국은 수입 자체를 크게 늘리지 않는 구조로 바뀌고 있고, 부품소재를 수출해 온 우리의 동력 역시 상당부문 한계에 봉착한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수입구조가 자본재·소재 위주에서 소비재와 원자재로 바뀌면서 중간재·자본재 수출비중이 많은 대중 수출이 고전할 수밖에 없음을 상기시켰다. 중국의 산업구조가 고도화되고 정부의 전폭적 지원 아래 기술력을 빠르게 끌어올림에 따라 “한국이 중국과의 기술격차를 활용해 한·중 무역에서 반사이익을 누리던 시대는 끝났다고 봐야 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중국은 ‘바오바(保八·8%대 성장률 유지)’를 경제성장의 마지노선으로 여겼지만 지금은 경제성장률 7%선만 유지해도 실업률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됐습니다. 중국 정부는 이런 기회를 이용해 구조조정에 속도를 붙이겠다는 의지가 강해요. 한국에서 수입하던 물품들을 국산화하거나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형태가 가시화되는 거지요. 우리가 경쟁력을 지닌 상품을 중심으로 중국시장에서 어떻게든 판매하려는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국내에서 수출을 통해 최종소비재를 팔기는 쉽지 않게 된 만큼 현지에서 물건을 많이 팔고 그 안에 포함될 고급 부품소재를 국내에서 도입해 쓸 수 있도록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조 팀장은 “중국 정부가 11차 5개년 계획을 통해 구조조정에 본격 나서고 있고 외국인직접투자(FDI)도 고부가가치 위주로 선별 유치하고 있는 만큼 이런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