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내정된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12일 오전 문화일보와 전화통화에서 “(당이) 토니 블레어 방향으로 가겠다면 (위원장직을 받아들일 것이다)… 어느 언론에서는 (위원장직) 수락했다고 썼는데 그건 아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 명예교수는 야당 내에서 자신에 대해 일고 있는 반발을 의식한 듯 “현재로서는 (위원장을) 할 수 없고, 할 생각도 없고, 해도 안 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내홍을 진화하지 못하면 현실적으로 위원장직을 맡을 수 없음을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는 “오래 걸릴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명예교수는 “이른바 (야당) 강경파는 (중도는) 안 된다는 것이지 않나. 우리나라에서 정치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며 자신을 반대하는 강경파를 비판하며 새정치연합의 중도 노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명예교수는 “(위원장직 수락에는) 이프(if·전제)가 달려 있는 것”이라고도 했다.

이 명예교수는 야당 내 노선갈등에 대해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에 갔을 때는 기득권 싸움처럼 반발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노선싸움이 있지 않나. 거기에 대해서는 제가 할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박영선 대표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공감하는데 당이 억지로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추석 연휴 직후 후임 비대위원장 인선’을 목표로 연휴 기간 당 안팎의 인사들과 두루 접촉하며 타진 작업을 벌였다. 조국(법학) 서울대 교수, 김부겸 전 의원, 강준만(신문방송학) 전북대 교수 등도 물망에 올랐으나 본인들이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