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강경’ 박영선(오른쪽) 새정치민주연합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일 오전 국회에서 당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munhwa.com

여야가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놓고 장기 대치하는 가운데 국회가 1일 오후 정기국회 개회식과 함께 본회의를 열었지만 정작 정기국회의 가장 중요한 의제인 의사일정에는 합의하지 못해 7·8월 임시국회에 이어 파행이 계속됐다.

특히 야당은 세월호특별법과 민생법안의 처리를 사실상 연계하는 방식으로 법안 처리를 무기화하고, 민생투어 명분으로 변형된 장외투쟁을 벌이면서 정작 가장 중요한 민생법안 처리는 방치하고 있다.

새누리당 역시 국회 파행의 원인이 민생법안 처리를 외면한 채 장외투쟁을 일삼는 야당에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정국 정상화를 위한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함께 받고 있다.

여야와 세월호 참사 유가족 사이에 극적인 합의가 일어나지 않는 이상 세월호특별법이 조만간 타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이 경우 정기국회가 추석 연휴(9월 6∼10일) 이후까지 10일 이상 장기 파행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이날 문화일보 기자를 만나 “여야 간 정쟁거리가 아니고 국회가 꼭 해야 하는 것들은 오늘 본회의에서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의장은 “9월 정기국회를 개회하고 본회의를 열지 않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의장은 이날 양당 원내대표와 잇달아 회동해 ‘개회식 뒤 본회의를 열어 주요 안건을 처리해야 한다’는 점을 설득했다. 이에 따라 정 의장은 이날 정기국회 개회 뒤 의사국장으로부터 송광호 새누리당 의원 체포동의안을 보고받고, 회기 결정(12월 9일까지 100일 이내)의 이의 유무를 물은 뒤,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 선출안 등을 처리하기 위한 본회의를 열 예정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도 내부 격론 끝에 일단 이날 정기국회 의사 일정에는 합의할 수 없지만 본회의에는 참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본회의 안건으로 예정된 안건들이 법안이 아니라 인사 및 절차와 관련된 건이라는 점에서 본회의를 거부하는 것은 명분이 약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이날 정 의장을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본회의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송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는 오는 3일 다시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김만용·조성진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