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세월호 유가족이 직접 세월호특별법을 비롯한 쟁점사항에 대한 대화에 나서는 가운데 새누리당은 28일 “새정치민주연합의 입법권이 세월호 유가족에게 넘어갔다”며 장외투쟁 중인 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새누리당은 한편으로는 단원고 학생 유가족을 이미 두 차례나 만난 데 이어 이날 오전에는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을 만나는 등 유가족들과의 접촉을 부단히 이어갔다.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 부대표는 28일 오전 문화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국회 상황을 보면 새정치연합의 입법권이 세월호 유가족에게로 넘어간 상태”라며 “야당이 장외로 달려나가는 행태는 세월호 국면을 푸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세월호특별법 협상이 난항을 겪는 과정에서 입법의 키를 쥔 새정치연합은 ‘협상장’인 국회를 박차고 나간 반면, 피해 당사자인 ‘세월호 유가족’이 새누리당의 ‘카운터 파트’로서 확실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야당의 입법권 포기’ 지적은 새누리당과 세월호 유가족 간의 잇따른 회동이 ‘촉매’가 돼서, 세월호특별법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방증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김 원내수석은 전날 회동에 대해 “유가족과 여당 간의 불신의 간격이 너무 크기 때문에 늦어지고 있는데 그 불신을 낮추는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정치권에선 2차 면담에서 표면적으로 ‘결과물’이 나오진 않았지만 새누리당과 세월호 유가족 간에 ‘신뢰 형성’ 무드가 조성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오는 9월 1일로 예정된 3차 면담에선 새누리당과 유가족의 협상안이 보다 구체화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대승적으로 타협안이 도출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은 이날 ‘유민 아빠’ 김영오 씨의 단식 중단 소식을 “여당과 유가족 간 상호 신뢰 회복의 결과물”이라며 환영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유민 아빠 김영오 씨가 전 국민의 걱정 속에 단식을 해왔는데 단식 중단 기자회견을 한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며 “일이 잘 풀려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국회 새누리당 원내대표실에서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을 만나 ‘여야 재합의안 수용’에 의견을 모았다. 이 자리에서 일반인 유가족은 “이 상황에서 벗어나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게 정치권이 도와달라”며 세월호특별법 여야 재협상안의 조속한 입법화를 요구했다.

현일훈 기자 o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