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46일째 단식 농성을 이어온 김영오 씨가 28일 단식 중단을 선언했다. 유경근 세월호참사가족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야당의원들도 단식을 중단하고 국회로 들어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해달라”며 국회 복귀를 촉구했다.

이에 따라 이날까지 10일간 동조단식을 벌여온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단식을 중단한다. 3일째 장외투쟁을 벌여온 새정치연합 내에서도 ‘국회 내 투쟁으로의 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들이 나와 정국이 중대 고비를 맞았다.

새정치연합은 일단 30일까지는 장외투쟁을 계속한다는 방침이지만 유족 측의 주문을 받아들여 다음주부터는 장외투쟁 철회를 결정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유 대변인은 28일 오전 서울 시립동부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야당 의원들도 국회로 들어가 안전한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제대로 된 역할을 해주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앞서 유족 측은 “유민아빠 김영오 님이 오늘자로 단식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대책위 측은 “몸에 기력이 없어 위험한데다 다른 유가족들의 권유와 둘째딸 유나의 적극적인 설득이 단식 중단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된 세월호특별법 제정과 박근혜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벌이다 단식 40일째였던 지난 22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시립 동부병원으로 이송돼 일주일째 입원 중이다. 대책위 측은 “유가족들이 릴레이 단식을 하는 등의 방법으로 특별법 제정을 위한 농성은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씨의 단식 중단에 따라 동조단식을 하던 문재인 의원도 단식을 중단한다. 당내에서는 김 씨의 단식 중단으로 장외투쟁의 중요한 명분이 사라진 상황이므로 새정치연합이 국회투쟁으로 선회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원내대표를 지낸 박지원 의원도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서 “야당은 장외투쟁을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영선 새정치연합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긴급 원내대책회의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했다. 박 위원장은 “이번 토요일까지는 계획했던 대로 비상행동을 진행할 것”이라며 이날 오후 세월호 유가족 대표와 만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화종·이근평 기자 hiromat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