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이후 박근혜정부 2기 경제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등 정책 공조 효과로 소비심리가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아직 회복세가 미약해 추가 정책 공조에 대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둘러싸고 정치권의 파행이 지속되면서 주요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들이 국회에 발목이 잡혀 있어 이들 법안의 처리 여부가 경제 회생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27일 금융투자업계와 경제 전문가들에 따르면 7∼8월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공조로 경제 전반의 회복 심리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으나 회복세는 여전히 약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2015년도 확장적 예산 편성과 10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통해 정책 공조 2라운드가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9월 중순 정부가 내년 예산안을 발표하는 시점부터 10월 중순 금통위가 열리는 시점까지 또 다시 정책 공조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내년 예산을 최대한 확장적으로 편성하겠다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공언이 있었으므로 이 시점에 경기 부양 의지를 다시 부각할 수 있고, 8월 금통위 이후 약해진 기준금리 추가 인하 기대감이 정책 공조의 이유로 재차 떠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노무라도 올 하반기 중 경기 회복세가 부진할 경우 정책당국의 추가 경기부양 조치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당장 경제 회복을 위한 주요 법안 통과가 이뤄지지 않으면 2차 정책 공조를 통한 경제 ‘올인’도 좌절될 가능성이 크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은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 효과로 그나마 국내 경제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국회가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라며 “9월 정기국회가 시작되면 내년 예산 확정부터 국정감사까지 워낙 처리해야 할 일이 많아 사실상 경제 관련 법안을 통과시킬 시간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에 계류 중인 수십 개의 경제 관련 주요 법안이 서둘러 처리되지 못하면 간신히 살아나고 있는 경기회복의 불씨를 꺼트리게 되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일본과 같은 장기불황에 빠질 위험도 있다”고 경고했다.

김충남 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