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기간 내내 이어진 프란치스코 교황의 ‘파격 행보’에 경찰이 진땀을 뺐다. 신자들과의 스킨십을 주저하지 않는 친근한 교황 스타일로 인해 초긴장 상태의 연속이었던 것이다.

18일 경찰청에 따르면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미사에는 신자 등 시민 17만5000명(경찰 추산)이 모여들었다. 이날 광화문광장 일대에 배치된 경찰관은 운집한 시민들의 5분의1에 해당하는 3만5000여 명이나 됐다. 광화문광장 내부에만 5000여 명의 경찰을 배치해 교황을 밀착 경호했다. 서울지방경찰청과 시내 31개 경찰서뿐만 아니라 전국 다른 지방경찰청 경력도 지원받아 집중 배치했다. 같은 날 전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 일정에 따라 배치된 경찰관은 5만4000여 명으로, 전체 경찰관의 41.5%에 이르는 규모다.

경찰은 교황이 아이의 머리에 입을 맞춰 축복해주는 등의 상황에 대해서도 사전에 대비했다. 경찰은 이 같은 상황에서 이상 징후가 보이면 “몸으로 교황을 둘러싸서 보호하라”는 등의 경호 매뉴얼을 상세히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 일대를 둘러싸는 길이 4.5㎞, 높이 90㎝짜리의 방호벽도 설치했다.

시복미사 중에는 제단이 있는 광장 북쪽을 중심으로 휴대전화가 먹통이 됐다. 경호 당국이 무선통신 방해 전파를 송출했기 때문이다.

또 광화문광장 주변 고층 건물에는 저격수가 배치돼 광장 내부는 물론 주변 건물의 창문과 옥상 등을 샅샅이 살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