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민간기관 軍부대 조사 허용
③ 軍재판 투명성·전문성 제고

국방부가 13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 전군주요지휘관회의에서 발표한 병영문화 혁신방안이 병영환경 개선 수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군인을 선발하는 군 충원시스템 전면 개혁 ▲외부 감시제도 도입 ▲폐쇄적인 군 사법체계 개편 등 보다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진성준(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4일 문화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난 2005년 28사단 일반초소(GP) 총기난사 사건 때도 옴부즈맨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군은 계속 반대했다”며 “우리도 이제는 독일과 같이 민간 조사위원들이 수시로 군 부대에 들어가 조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독일의 군사 옴부즈맨은 국방부로부터 독립된 기관에 120명의 위원들이 활동하며 조사 사항을 국회에 보고한다. 특히 윤모 일병 폭행사망 사건과 같은 강력 사건이 발생했을 때는 민간위원 자격으로 조사에 참여해 수사의 신뢰성을 높인다. 군 사법체계 개혁도 병영 내 강력사건이 발생했을 때마다 제기됐지만 군 당국의 완강한 저항에 부딪혀 이뤄지지 못했다. 특히 지휘관이 군사법원 재판에 행사하는 재량적인 감경권은 경계·작전에 실패한 군인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성범죄와 같은 강력사건에도 적용돼 민간 재판의 처벌과 큰 차이를 보여 형평성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군사법원 운용 결과가 군의 신뢰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장영수(법학) 고려대 교수는 “재판은 투명하게 진행돼야 하는데 군사법원은 군사적 특수성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다”며 “윤 일병 사건도 유사사건과 문제가 계속해서 발생했지만 대충 덮고 넘어가다보니 이 지경까지 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군 법무관이 아닌 대령급 장교가 재판장을 맡는 군사재판의 관행에 대해서도 장 교수는 “법관 자격이 없는 사람이 재판부에 속해 판결에 관여하는 것도 차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군이 전문 인력을 확보해 현재와 같은 ‘대군(大軍)’ 형 군대가 아닌 ‘전문형’ 군대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김종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은 “이번 사건이 아니더라도 병영 내에 만연한 가혹행위 문화를 보면 징병제는 한계에 왔다”며 “당장 현행 징병제를 다른 제도로 바꿀 수는 없겠지만 부사관 수를 늘려 군의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사관의 질적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교육 환경을 제공해 병사들과의 학력 격차를 줄이는 노력도 수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철순·강승현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