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내 복수의 고위 관계자들이 최근 전방부대 등에서 잇따르고 있는 총기난사와 가혹행위 등의 병영 내 사건·사고의 원인에 대해 “병력의 질이 극도로 저하되어 있어 육군이 곪을대로 곪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는 육군에서 사건·사고가 다발적으로 일어나는 이유가 병력의 충원 및 수급 구조에 있으며, 이에 대한 전면적인 개혁 없이 현재 나오는 대책으로는 앞으로 사건·사고를 막지 못할 것이라는 경고를 담고 있어 주목된다.

육군의 인력 수급 사정을 잘 알고 있는 현역 고위 장성은 14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특히 육군 병력의 질이 극도로 저하되어 있을 뿐 아니라 군이 곪을대로 곪아 있다는 점을 국민에게 솔직히 인정하는 ‘커밍아웃’이 필요하다”며 “군 병력 충원 및 수급 구조의 전면 개혁을 단행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군내 인사 실무 계통의 다른 관계자도 “2008년 이후 지원 모집병제로 전환해 자질이 우수한 병력을 100% 충원하는 해·공군·해병대에는 관심병사 문제가 상대적으로 없는 편”이라면서 “이에 비해 육군의 경우 사회적 문제인이나 관심병사들이 집중되는 구조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육군 통계에 따르면 올해 현역 입영자 32만2000여 명 중 심리 취약자 2만6000명, 입대 전 범법자 524명, 중학 졸업자 5100명, 신체등급 3급자 7만여 명 등 대부분이 육군에 포함돼 있다.

정충신·강승현 기자 cs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