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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모 일병 폭행사망 사건이 발생했던 육군 28사단 내 또 다른 관심병사 2명이 휴가 중 동반자살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군 내 관심병사 관리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대에 적응하지 못한 관심병사들이 가혹행위 등 외부의 압박을 받을 경우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즉 ‘관심사병+가혹행위=자살’이라는 등식 아닌 등식이 성립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13일 국방부의 ‘군 사망사고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4년부터 12일까지 군 내에서 자살한 장병의 수는 821명에 달한다. 연평균 자살자는 매년 증가 추세인데, 2004부터 2008년까지 5년간 수는 연평균 72.6명이었으나 2009부터 2013년까지는 82.2명으로 늘어났다. 최근 자살한 장병들을 보면, 부대에 적응하지 못한 관심병사들이 가혹행위를 이기지 못해 자살로 이어지는 악순환 구조다.

군 내에서 자살 시도 경험이 있거나 사고유발 위험이 높은 A급 관심병사는 8634명에 달하며 잠재적 위험군인 B급 관심병사는 1만9530명에 이르는 등 관심병사 수만 3개 사단 규모에 육박한다. 부대 부적응 등의 이유로 자살로 이어지는 장병의 수가 매년 늘어나고 있지만 군에서는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군 당국은 입대 후 병사들을 상대로 주기적인 인성검사와 병영문화 캠프를 통해 이들을 관리하고 있지만, 사고를 막는 데는 실효성이 크지 않다.

특히 간부들과 병사들이 함께 있는 일과시간 때는 가혹행위가 발생하는 경우가 드물지만, 일과시간 이후에는 소수의 간부가 근무하는 당직계통으로 넘어가며 병사들끼리 생활하게 되면서 관리 사각지대가 발생하게 되고, 음성적인 병영문화가 대형사고로 이어지게 된다. 부대 간부들은 관심병사를 부담으로 떠안고 있는 상황에서 뚜렷한 조치를 취하지 못해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생기기도 한다.

최근 소대장으로 전역한 한 예비역 장교는 “조기 전역 병사가 생기게 되면 부대 간부들은 ‘지휘력 없는 간부’로 낙인 찍히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A급 관심병사들을 조기전역 병사로 내보내고 싶어도 지휘관들에게 부담이 될까봐 포기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김대영 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부대 운영상 간부들이 훈련이나 작전이 아닌 보호관심병사에만 매달릴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군대의 존재 목적이 병사 관리가 아닌 전쟁 대비인 이상 관심병사들을 조기에 전역시킬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