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에볼라 바이러스 경보 단계를 최상위 단계인 ‘레벨1’로 격상한다고 6일 발표했다. 이는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A 이후 처음으로 발표된 가장 높은 단계의 경보다.

톰 프리든 질병통제예방센터장은 이날 “작전본부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나이지리아로 확산되고 있는 점과 잠재적으로 많은 사람들을 감염시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경보 단계를 최고 레벨인 레벨1로 올렸다”고 밝혔다.

레벨1은 CDC 경보 단계인 1∼6 단계 중 가장 높다. CDC 대변인인 톰 스키너는 경보 단계 격상에 대해 “모두가 총력을 기울여서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응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모든 기관들은 우리에게 가능한 한 최대한의 물자를 지원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6일 AFP통신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도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을 ‘국제적 위기(international crisis)’ 상황으로 간주,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할 것인지에 대해 검토 중이다. 현재 WHO가 선정한 국제적 위기 사건 및 지역은 8가지다.

전문가들은 ‘WHO가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해 국제적 위기 상황을 선포할 경우 혼란이 더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미 WHO 및 국경없는의사회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에볼라 바이러스는 ‘통제 불능’ 상태”라고 전한 바 있다.

AFP통신은 의료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감염통제 조치의 지연은 역사상 최악의 에볼라 발생을 근절하기 위한 전투에서 또 다른 실패”라고 지적했다.

치료제인 지맵(ZMapp)이 효과를 나타내는 등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차단에 대한 기대감은 나이지리아에서 에볼라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자와 사망자가 증가하며 차갑게 식고 있다.

AP, AFP통신 등에 따르면 아프리카 최대 인구국 나이지리아에서 6일 에볼라 바이러스로 인한 두 번째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이날 사망한 사람은 나이지리아에서 에볼라 바이러스로 제일 처음 사망한 패트릭 소여를 치료하던 간호사였다. 또 6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돼 병원에서 격리치료를 받던 40대 남성이 숨졌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