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께서 힘들고 지친 아시아 청년들과 세월호 참사를 겪은 한국 국민들에게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를 주실 것으로 확신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8월 14∼18일)이 2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교황이 참석할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를 주관하는 천주교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는 24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교황 방한이 세월호 참사라는 유례없는 시련을 겪고 있는 한국 사회가 영적·윤리적으로 변화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 주교는 역대 3번째이자 지난 1989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방한 이후 25년 만에 처음인 교황 방한을 성사시키는 데 상당한 기여를 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다음달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아시아청년대회를 편지를 통해 교황에게 소개하고 여러 차례 간곡하게 참석을 요청하는 등 방한의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했다.

유 주교는 “지난해 10월 ‘청년대회’를 소개하는 편지를 드렸고 한국 순교자의 3분의 1이 충남 당진, 서산, 홍성 지역에서 나왔다는 것도 말씀드렸다”며 “그후 두 달 뒤 방한이 결정됐을 땐 기적이 일어났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유 주교는 “지난 4월 교황 알현시에 ‘정말로 한국에 오실 줄 몰랐습니다’라고 말씀드렸더니 ‘주교님이 제게 편지를 쓰셨잖아요. 주교님 편지를 읽으면서 한국에 가야 한다고 말하는 소리를 마음속 깊은 곳에서 들었다’고 하셨다”면서 “물론 제가 일정 부분 역할을 한 것은 틀림없지만 한국 교회의 위상이 많이 올라갔다는 점 등도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년대회 준비와 관련, 유 주교는 “교황청과 상의하고 있지만 교황의 소박한 입맛을 고려하고 한국과 충청 지역의 맛도 알리기 위해 숯불갈비와 갈비탕 등을 메뉴로 준비중이고 간식으로 대전의 유명한 ‘성심당 튀김소보로’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 주교는 “4만5000여 신자들의 참여 속에 아시아 22개국 청년들이 대표로 나서 교황님과 대화를 나누게 된다”며 “요즘 젊은이들의 어려움을 교황께 질문드리면 답해주시는 순서로 진행되며 젊은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주교는 또 “이 정도 소규모 행사에 교황이 참석하는 것은 교황청 역사에서 처음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신부인 김대건 신부가 태어난 당진 솔뫼성지가 전 세계적으로 알려질 것”이라며 “세월호 참사를 겪은 한국민들을 끌어안아 주시고 우리가 나아갈 방향도 제시해 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전=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