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진도 침몰 참사가 발생한 지 3개월(7월 16일)이 지났지만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전 국민의 애도의 대상이었던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은 각종 억측과 오해로 이중고를 겪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실제로 세월호 침몰 참사 직후 ‘안전 최우선’의 분위기가 조성됐으나 석 달이 채 지나지 못해 안전에 대한 관심이 급속히 식고 있다. 이른바 ‘안전 요요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당장 국민 안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다중이용시설·여객선·교통시설·학교건물 등에서 안전 부실 징후가 계속 나타나고 있지만, 별다른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가 전국적으로 일제 안전점검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 지하철사고, 일산 화재사고 등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한 안전사고들이 잇달아 발생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세월호 이후 불거진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 대책의 핵심인 공직자윤리법 개정안 처리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지난 6월 23일 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는데, 소관위인 안전행정위원회는 논의는커녕 법안 상정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여야 간 정쟁과 청와대의 인사 실패 등으로 안행위 일정 자체가 꼬여 버렸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후속 조치로 내놓은 해경 해체와 국가안전처 신설 등을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역시 여야 간 이견으로 8월 국회에서나 제대로 논의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온 국민이 가슴 아파 하며 위로했던 세월호 유가족들은 각종 억측과 오해의 대상이 되고 있다. 유경근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세월호 희생자 전원 의사자 지정과 단원고생 대입특례 등의 조항은 유가족이 먼저 요구한 사항이 아니라 정치권 입법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며 “이번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이 우선이라는 것이 유가족들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세월호 침몰 참사의 원인 제공자로 지목돼 검경의 추적을 받고 있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은 도주 행각을 계속하고 있다. 검경은 세월호 참사를 불러 온 직간접적 원인이 세월호를 운용한 청해진해운의 실질적인 소유주인 유 씨 부자에게 있다고 판단하고, 총력을 다해 이들에 대한 검거작전을 펼쳤다. 하지만 검경은 “유병언은 여전히 국내에 있다”는 초라한 단서 하나를 확보한 것 외에는 수사에 진척이 없는 상태다.

손기은·김대종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