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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희망인데 농촌에 사람이 점점 없어지는 게 가장 큰 문젭니다.”

배수동(66) 경북 성주군 서부농협 조합장은 지난 6월 25일 ‘농업인행복버스’가 찾아오자 이렇게 말했다. 그는 “내륙 오지인 성주군에서도 가천·금수면은 가야산 자락에 있어 상대적으로 의료·문화 서비스가 취약한 지역”이라며 “여러 이유로 병원을 찾기 힘든 농업인들을 돕기 위해 무상진료를 준비했고, 농번기 고단함을 조금이나마 달래드리려고 평양예술단 공연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1997년 당선돼 지금껏 18년째 ‘장기집권’을 하고 있는 배 조합장은 이날 교통수단이 마땅치 않은 할아버지·할머니들을 자신의 승용차에 태워 부산힘찬병원 의료진이 진료를 하는 가천면 창천리 농협사무실로 모시느라 정신없이 바빠 보였다.

그는 “젊은 사람들이 없어 80세가 넘는 분들이 40∼50도가 넘는 비닐하우스 안에서 일하거나 힘든 논일을 하는 바람에 대부분 허리나 팔다리 관절이 성치 않다”며 “생활을 도와주는 아들딸이 없거나 있더라도 자식이나 손자들에게 한 푼이라도 보태주기 위해 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농정에 대한 비판도 주저하지 않았다. 그는 “여객선 진도 침몰 사고 등에 따른 경기 부진 여파가 이 산골에도 미치고 있다”며 “우리 가야산 상추는 워낙 유명해 2㎏들이 1상자가 1만 원 이하로 떨어져 본적이 없는 데, 지금은 1000원∼2000원밖에 안 해 생산비, 인건비도 못건지는 상황이고 아예 공판장에서 경매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혀를 찼다. 그는 “농산물은 공산품과 달리 물가와 연동도 안되고, 시세가 나아지면 정부가 값싼 외국산을 수입해 와 값을 떨어트린다”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농정의 방향도 이리저리 춤을 추는데, 농민이 수가 적어 표가 안되니 홀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동 기자 sdg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