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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고 습한 여름 장마철에는 관절에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과학적으로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관절통은 기온이 낮고 습도가 높으며 기압이 낮을수록 악화된다. 기온과 습도의 변화가 심한 장마철을 맞아 관절의 내·외부에 기압 차이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관절 주변 신경조직에 자극이 발생하는 것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장마철 관절통을 줄이기 위해서는 자신의 증상과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장마철에 관절이 아프다고 해서 모두 같은 관절염이 아니기 때문이다. 퇴행성 관절염과 류머티즘 관절염은 관절에 통증이 나타나는 것은 같지만, 구체적인 증상과 발생 원인, 진단법 등이 다르다. 퇴행성 관절염은 뻣뻣하거나 시린 듯한 통증이 나타나지만, 류머티즘 관절염은 부어오르면서 화끈거리는 통증이다. 장마철 관절 통증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각 질환에 적합한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

퇴행성 관절염과 류머티즘 관절염은 통증 대처법부터 차이가 있다. 퇴행성 관절염은 온도에 민감해 주로 저녁이나 비가 오는 습한 날에 통증이 심하다. 관절 부위를 따뜻하게 찜질을 해주면 통증이 가라앉는다. 그러나 류머티즘 관절염은 퇴행성 관절염과 반대로, 열찜질보다는 냉찜질로 통증을 가라앉힐 수 있다. 류머티즘 관절염은 염증 반응에 의해 이미 열이 동반되므로 열찜질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윤지열 강서힘찬병원 류마티스내과 부원장은 “퇴행성 관절염은 나이가 들면서 뼈와 뼈 사이를 연결하는 연골이 닳는 퇴행성 변화로 인해 발생하지만, 류머티즘 관절염은 면역체계 이상으로 나타나는 자가면역질환”이라며 “류머티즘 관절염은 관절의 활막에 염증이 생기고 주변 골이 파괴돼 관절의 변형을 일으키는 염증성 질환으로 퇴행성 질환과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퇴행성 관절염과 류머티즘 관절염은 증상이 나타나는 연령대와 부위도 다르다. 퇴행성 관절염은 주로 노인 연령층에서 발생하고 무릎이나 엉덩이 등 큰 관절에서 생기며 전신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반면 류머티즘 관절염은 연령 구분이 없어 젊은 나이에도 잘 발생하며 주로 손가락이나 손목, 팔꿈치 등 작은 관절 여러 군데에 나타나고 피로감, 식욕부진, 우울증 등의 전신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류머티즘 관절염은 양쪽 관절에 대칭적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특징이 있으며, 아픈 관절 부위에 열감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류머티즘 관절염을 확실하게 진단하는 검사법은 아직 없지만, 특징적인 증상이나 검사 결과, 방사선학적 징후 등을 종합해 진단할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관절이 뻣뻣하고 주먹을 쥐기 어려운 증상이 1시간 이상 지속되고 손으로 병뚜껑을 열기 어렵거나 걸레를 짜기 어렵다면 류머티즘 관절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채혈을 통해 각종 기능검사로도 진단율을 높일 수 있다. 류머티즘 관절염은 관절뿐만 아니라 관절 외 빈혈, 건조증후군, 피하 결절, 폐섬유화증, 혈관염, 피부 궤양 등 전신을 침범할 수 있는 질환인 만큼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류머티즘 관절염을 완치하는 약제는 아직 없다. 그러나 염증과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으며 초기에 시작할수록 효과가 좋다.

퇴행성 관절염은 대부분 진찰과 방사선 검사를 통해 진단하며, 일반적으로 손상 초기에는 약물이나 재활치료를 한다. 하지만 관절염의 진행 정도가 심해 일상생활을 하지 못하는 경우라면 관절내시경 수술이나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하다. 류머티즘 관절염은 자가면역질환인 탓에 예방방법이 딱히 없지만, 퇴행성 관절염은 자세 교정 등을 통해 일부분 예방이 가능하다. 정상 체중을 유지해 관절에 부담을 줄이는 것이 퇴행성 관절염 예방에 효과적이다. 또 무리한 동작의 반복, 좋지 않은 자세 등도 피해야 한다. 적당한 운동으로 관절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것도 필수다.

이광원 인천힘찬병원 관절센터 부원장은 “장마철 관절통은 적절한 운동과 치료로 통증을 다스릴 수 있는데, 관절 통증이 완화되지 않을 때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며 “환자에 따라 증상과 치료에 대한 반응이 다르기 때문에 장마철이 지나면 좀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치료를 미루다 보면 인공관절 수술이 불가피한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 예방 운동 ／

1. 무릎 최대로 펴기

오금 밑에 베개를 놓고 무릎을 약간 구부린 자세에서 허벅지 위쪽 근육에 힘을 주어 베개를 누른다. 이 동작을 약 20초간 유지하고 10회 반복한다.

2. 다리 들어 올리기

바로 누운 자세에서 교대로 한쪽 다리를 10∼20㎝ 정도 들어 올린다. 이 자세를 20초간 유지하고 번갈아 가며 10회씩 반복한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