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머티즘 관절염은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이다. 자가면역질환은 인체 면역세포들이 외부 침입 물질을 공격하지 않고 자기 조직에 해를 입히는 상태다. 류머티즘 관절염 외에도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건선 등이 주요 자가면역질환으로 꼽힌다. 자가면역질환은 완치가 불가능해 조기에 발견해 치료함으로써 손상을 줄이는 것이 최선이다. 그러나 자가면역질환 자체가 외부 침입 물질로 발생하는 질환과 유사해 대부분의 감염 환자들이 자가면역질환을 인지하는 경우는 드물다. 뚜렷한 원인 없이 증상이 오래 지속되는 등의 특징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 진단해 보는 것이 좋다.

자가면역질환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최근 늘어나는 환경오염과 현대인들의 스트레스 증가 등이 인체 면역체계에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이 때문에 몇 가지 증상으로 자가 진단하는 방법이 사용되고 있다. 크론병이나 궤양성 대장염의 경우 배변 상태를 점검한다. 묽은 대변이나 대변에 피나 점액이 섞여 나오는 경우, 배변 시 잔변감이 남아있을 때, 3개월 이상 설사가 계속되고 원인이 분명치 않을 때 의심할 수 있다. 과민성장증후군과 유사해 혈액검사 등을 통해 판별해야 한다.

건선은 피부 위에 비듬처럼 하얀 각질이 겹겹이 쌓인다. 또 하얀 각질을 제거했을 때, 피부 표면에 붉은색 반점이 나타난다. 피부 발진 증상이 오랜 시간 지속되거나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으면 더 악화되기도 한다. 주부습진이나 무좀 등과 혼동할 수 있어 피부 조직검사 등을 통해 구분한다.

아직 완치법이 없는 탓에 대부분의 자가면역질환 환자들은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잘못된 치료법이나 정보로 인해 치료 시기를 놓치면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또 자가면역질환이 발생하는 원리는 최근의 연구를 통해 상당 부분 밝혀지고 있으며, 이를 이용한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돼 조기에 진단하고 적절히 치료하면 건강한 생활이 가능하다. 류머티즘 관절염,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강직성 척추염, 건선 등 주요 자가면역질환의 경우 기존의 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사용할 수 없는 환자들에게는 생물학적 제제가 쓰이고 있다.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물질의 결합을 차단하는 방식이다. 국내에서 사용 중인 생물학적 제제는 아달리무맙, 키메릭 단일클론항체 제제, 인플릭시맙, 엔브렐 등이 있다.

자가면역질환은 발병을 직접 예방할 수는 없지만, 평소 올바른 음식 섭취 및 생활 습관을 통해 면역력을 강화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정신적 스트레스와 과로도 피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자가면역질환을 진단받았다면, 본인의 질환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먼저다. 예를 들면 일반적으로 채소가 건강에 좋다고 생각해 식이요법을 통해 채소를 다량 섭취할 수 있으나,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경우에는 조리하지 않은 채소와 과일, 콩 등은 피해야 한다. 또 평생 관리해야 하는 질환인 만큼 음식과 약물 부작용 등을 포함해 매일매일 자신의 몸에 일어나는 변화를 정확히 기록해 두는 것이 좋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