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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세 자릿수’ 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수출 경쟁력 악화에 따른 기업들의 채산성에 비상이 걸렸다. 3일 관련업계와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등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2일 1009.2원까지 떨어지면서 조만간 1000원 선이 붕괴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출 증가보다 수입 감소가 더 큰 데 따른 ‘불황형 흑자’ 구조로 인한 경상수지 흑자 지속과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권 투자 유입, 글로벌 달러 약세 기조 등이 맞물리면서 원·달러 환율 세 자릿수 진입은 시간 문제로 보고 있다.

기업들이 지난 5월 올해 원·달러 환율 손익분기점으로 잡은 1045원을 넘어 1000원선마저 무너질 경우 수출 비중이 큰 산업을 중심으로 영업이익 감소 등 채산성 악화가 현실화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상장사 1541개와 비상장사 169개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원·달러 환율이 1000원까지 하락할 경우 올해 제조업의 영업이익은 2013년(99조9000억 원, 평균 환율 1095원)에 비해 13조3000억 원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어 950원일 경우 20조3000억 원, 900원까지 하락할 경우 27조3000억 원이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환율이 900원까지 떨어지면 수출 비중이 높은 전기·전자업종의 영업이익은 2013년(459조2000억 원)보다 19조 원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타격이 가장 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자동차(-12조8000억 원), 조선(-9조 원), 기계(-3조6000억 원) 등도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제조업의 매출액 대비 평균 영업이익률도 환율이 1000원까지 떨어지면 2013년(5.7%) 대비 0.8%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됐고, 950원과 900원일 경우 각각 1.1%포인트, 1.5%포인트 하락했다. 실제로 올 상반기 수출액을 원화로 환산했을 때 지난해 상반기 대비 2.6%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환율 급락에 따른 채산성 악화는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원·달러 환율 1095원 상황에서도 수출기업의 분기 평균 영업이익률은 2.7%로 2012년(3.7%)보다 크게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올 하반기 평균 환율은 1000원선으로 전망되지만 국내외 요인으로 하방 압력이 강화되고 있다”며 “일본과 경쟁하는 업종의 경우 수익성 악화가 더 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충남 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