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최초 보고에 ‘사망 無’
郡에 안알려 주민 위험 자초
가짜환자이송 129 탓 돌리고
임병장 메모 ‘공개 → 비공개’

22사단 일반전초(GOP) 총기 난사 사건 당시 부대에서 합동참모본부로 올라간 최초 보고에는 ‘사망자’에 대한 언급이 없는 등 군의 부실한 초기 대응에 대한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사고 처리 과정에서 군 당국이 잇따라 거짓 해명을 하거나 증거의 공개 여부를 두고 말을 바꾸고 있어 불신을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26일 군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합참은 22사단 GOP에서 총기 사건이 발생했던 21일 오후 8시 28분에 예하부대로부터 첫 보고를 받았다. 당시 보고 내용은 ‘22사단 A소초에서 총격사건 발생·부상자 5명 발생·생명에 지장 없음·사고자 임○○ 병장’이었다. 사망자에 대한 보고는 최초 상황발생 시각(8시 15분)보다 1시간 정도 뒤인 9시 6분에 합참으로 올라갔다.

사망자에 대한 최초 보고가 중요한 이유는 사건 초기 피해 규모 파악과 의료지원 대책 때문인데, 합참은 최초 보고부터 부정확한 내용을 전달받아 현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군에서는 사건 초기 민군 통합작전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아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역자치단체는 유사시 상황을 대비해 지역 군 부대 및 경찰과 함께 통합방위협의회를 구성해 활동하는데, 사건 당일 군 당국은 고성군 통합방위회에 총기 난사 사건을 전달하지 않았다. 고성군 통합방위회 관계자는 “21일 오후 11시쯤에야 TV를 보고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난 것을 알았고 자정부터 GOP 주민들을 대피시켰다”고 말했다.

부실대응과 함께 군 당국은 사고자 이송 과정에서 환자 대역을 세운 후 “강릉아산병원에서 요청한 사안이었다”고 해명했다가, 아산병원 측에서 부인하자 다시 “129환자이송팀에서 요청했다”고 말을 바꿨다. 하지만 129측에서도 이와 같은 요청을 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군의 부적절한 대응은 사건이 종결된 후에도 계속됐다. 임 병장이 생포 직전 작성한 메모의 공개 여부를 두고 지난 24일에는 ‘공개’ 결정을 내렸지만, 이후에는 갑작스럽게 입장을 바꿔 비공개로 전환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측은 “유족들이 메모가 공개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해명했지만, 부대에서 발생했던 부조리가 외부에 공개될 것을 우려한 일부 군 지휘관들이 이를 막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정충신·정철순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