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産 첨단 산불방지시스템 세계에 공유

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5일 정부 대전청사 내 산림청 중앙산불상황실에서 관계자들이 산불현장 상황을 모니터로 보면서 진화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산림청 제공

여객선 진도 침몰 참사 이후 재난과 안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고조되는 가운데 초대형 산불 재난 방지를 위한 국제적 논의의 장이 내년 강원 평창군에서 열려 주목되고 있다. 산림청과 강원도가 2015년 10월 12일부터 16일까지 5일간 평창군 알펜시아 리조트 일원에서 여는 제6차 세계산불총회(IWFC)가 그 무대다.

전 세계 80개국에서 외국인 1000여 명을 포함해 총 3000여 명의 정부·국제기구 대표, 기업, 비정부기구(NGO), 산불 관련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매머드급 행사를 1년여 앞두고 벌써부터 개최 준비가 본격화하고 있다.

9일 산림청에 따르면, 세계산불총회는 최근 기후변화로 급증하고 있는 초대형산불 방지를 위한 각국의 산불관리 정책과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첨단 대응 시스템, 기술 개발, 장비 등과 관련 정보 교류 확산을 위해 4년마다 개최되는 국제회의다. 제1차(1989년) 미국 보스턴 회의를 시작으로 그동안 5차례 총회가 열렸다. 산림청은 지난 2011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제5차 총회에 참가해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내년 총회 유치에 성공했다.

대형 산불의 경우 유일한 탄소 흡수원인 산림과 생태계를 파괴하는 ‘환경 대재앙’으로 꼽힌다.

미국의 경우 연간 10만 건의 산불이 발생해 한 해 평균 190만㏊의 산림이 소실되고 있다. 지난해 애리조나주에서는 산불진화대원 19명이 진화작업 도중 숨지는 대형 참사가 발생하기도 했다. 최근 5년간 미국의 산불 진화 비용만 10억 달러에 이른다. 캐나다는 연간 1만 건의 산불로 250만㏊의 숲이 잿더미로 사라진다. 러시아도 연간 2만여 건의 산불로 매년 100만㏊의 산림이 피해를 보고 있다. 산림 주변의 도시 개발과 거주지 형성으로 각국의 산불 피해는 급증 추세다. 재산과 인명 손실은 물론, 산불에 따른 막대한 이산화탄소 배출로 지구 온난화를 촉진시키고 있고 피해도 국경을 넘어 다국적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국제적인 공조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고 그 대응 성격으로 마련된 것이 IWFC다.

‘산불의 과거와 미래’를 주제로 열리는 내년 총회는 본회의, 기조연설, 주제별 세션, 지역별 세션, 산불진화 시연, 전시회, 고성·낙산사 산불피해 및 복구지 견학, 비무장지대(DMZ) 생태보호지역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특히 전시행사에서는 국제적으로 산불 재난관리 모범국가로 꼽혀온 우리나라의 선진적인 산불진화 시스템이 대거 선보인다. 산림 지리정보, 수목 분포, 풍속, 건조지수 등을 고려해 위험을 예측해내는 산불위험예보 및 확산예측시스템, 산불상황관제시스템, 산불감시원에게 개인별로 지급된 무선 위성항법장치(GPS)단말기, 진화헬기 항공운항정보 시스템 등 한국의 대표적인 산불정책 성과물들이 세계 각국 관계자들에게 공개된다. 국제사회에서 이미 한국의 집약적 산불관리 시스템에 대한 호평이 높은 만큼 내년 총회를 계기로 해외 각국의 벤치마킹과 ‘정책 수출’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고기연 산림청 산불방지과장은 “세계산불총회 개최를 통해 우리의 최첨단 산불방지시스템과 세계가 인정한 산림녹화기술을 각국에 공유하고 전파해 지구 산림환경보전과 대형 산불 재난 방지에 앞장서는 지도국가로서의 국가 이미지를 확고히 할 것”이라며 “총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정부와 강원도가 적극 협력해 행사를 차질 없이 준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대전 = 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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